경주시가 국민권익위원회와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2025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하위권인 ‘라등급’을 받았다.
이는 단순한 평가 결과가 아니다. 시민이 체감하는 행정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성적표다.민원은 행정의 최전선이다. 시장의 치적도, 대규모 개발사업도, 화려한 홍보도 시민이 겪는 민원 불편 앞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경주시의 민원행정은 정부 공식 평가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았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민원인은 행정의 고객이 아니다. 주권자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복합 민원은 부서 간 떠넘기기로 지연되고, 고충 민원은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무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협의 중’, ‘검토 중’이라는 말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책임 행정이 실종된 구조 속에서 시민의 시간과 인내심만 소모되고 있다면, 그것은 명백한 행정 실패다.부서 간 칸막이, 책임 회피성 답변, 느슨한 처리 기한 관리. 이것이 라등급의 본질이다.
시스템이 문제라면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하고, 운영이 문제라면 책임자를 분명히 해야 한다민원서비스 평가는 단순 통계가 아니다.
처리의 신속성, 책임성, 고충민원 해결 노력, 민원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지표다.
경주시가 하위 등급을 받았다는 것은 시민 체감도가 낮았다는 뜻이다.지금 필요한 것은 해명 자료가 아니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다.
민원 처리 전 과정을 전수 점검하고, 반복·다발 민원을 데이터로 분석해 선제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 강화와 함께, 처리 지연과 미흡 대응에 대한 내부 책임 구조도 명확히 해야 한다.성과급과 인사평가에 민원 만족도를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강력한 개편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행정은 친절 캠페인으로 바뀌지 않는다.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결과도 바뀌지 않는다.경주는 역사문화도시라는 이름값만으로 행정 신뢰를 유지할 수 없다.
관광객이 아니라 시민이 먼저다. 일상 속 불편을 해결하지 못하는 행정은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이번 라등급은 우연이 아니다. 누적된 구조적 문제의 결과다. 경주시는 이 사안을 가볍게 넘긴다면 더 큰 불신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행정은 결과로 말해야 한다. 시민이 “이제 달라졌다”고 체감하지 못한다면 어떤 혁신 선언도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경주시의 결단을 촉구한다. 민원행정의 전면 혁신 없이는 시민 신뢰 회복도 없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더 늦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