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버스비 0원.” 작은 정책 변화가 도시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문경시가 지난해 1월부터 시행한 시내버스 전면 무료화 정책이 단순한 교통복지를 넘어 관광 활성화와 지역 상권 회복이라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문경시는 시민뿐 아니라 관광객과 외국인까지 차별 없이 시내버스를 무제한 무료 이용하도록 했다.
나이·거주지 제한 없이 누구에게나 열린 교통 정책이다.
현재 시내버스 40대가 73개 노선을 운행 중이며, 이 가운데 13대는 저상형 친환경 전기버스로 교통약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면 단위 어르신들의 병원 방문, 전통시장 나들이, 지인 모임이 눈에 띄게 늘었다.
◆ 폭발적 이용 증가… “이동 패턴이 바뀌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문경 시내버스 이용객은 196만 585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79만 1,177명 대비 116만 9,408명 증가, 무려 147.8%의 증가율이다. 이용객이 약 2.5배로 뛰었다.하루 평균 이용객도 2024년 2,162명에서 2025년 5,371명으로 3,209명 늘었다.
월별로도 1월 12만 9,587명에서 12월 17만 8,972명까지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정 시기의 ‘반짝 효과’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적 이동 구조 자체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특히 점촌 5일장이 열리는 3·8일 장날 평균 이용객은 6,305명으로 평일 평균(5,142명)보다 23% 높았다.
교통비 부담이 사라지면서 전통시장 방문이 늘고, 상권에 활기가 돌고 있다는 방증이다.
◆ 관광 400만 시대… 접근성 혁신의 성과
교통 접근성 개선은 관광지 방문객 증가로 이어졌다.
문경새재도립공원은 2025년 누적 방문객 405만 1,765명을 기록했다.
전년도보다 약 8% 증가하며 ‘연간 400만 명 돌파’라는 상징적 이정표를 세웠다.문경찻사발축제(24만 명), 문경사과축제(46만 명), 문경약돌한우축제(13만 명) 등 대형 축제의 흥행과 함께 관광 동선이 자연스럽게 문경새재로 이어졌다.
여기에 2024년 2월부터 시행한 공원 주차장 무료화 정책이 더해지며 유료 운영 시기 대비 약 150만 명 이상 방문객이 증가했다.버스 무료화·주차장 무료화·축제 전략이 맞물리며 문경은 ‘이동이 편한 도시’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 ‘머무는 관광지’로의 진화
문경새재는 이제 단순 방문지를 넘어 체류형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
축제 기간 푸드부스 운영, 옛길박물관~사극세트장~제2관문 전동차 운행, 면제 대상 확대 등은 체류 시간을 늘렸다.외국인 방문객도 약 18만 명(전체의 4.5%)으로 추산된다. 전통 문화와 역사 경관이 해외로 확장되는 흐름이다.문경시는 KTX 문경역과 시내버스를 연계해 관광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
열차 시간에 맞춘 버스 운행은 기본이다. 봉명산 출렁다리 접근성 개선 사업도 추진 중이다.
엘리베이터를 갖춘 전망대와 둘레길 조성 사업이 다음 달 착공을 앞두고 있다.또한 가은아자개장터 활성화를 위해 더본외식산업개발원과 협력해 외식창업테마파크를 조성했다.
장터돼지구이 등 14개 점포에서 K-FOOD를 선보이며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 복지에서 경제로 이어진 선순환문경의 변화는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된다.시내버스 무료화 → 시민 이동 증가 → 시장·축제 방문 확대 → 관광객 체류시간 증가 → 지역경제 활성화교통복지 정책이 도시 경쟁력 강화로 확장된 사례다.문경시 관계자는 “교통비 0원 정책은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복지에서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관광성과와 경제효과를 동반하는 구조로 발전했다”며 “교통이 바뀌자 도시가 움직였고, 이동이 늘자 관광이 살아났다. 버스비 0원이 만든 변화는 문경의 새로운 도시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이동의 혁신’이 도시의 흐름을 바꿨다. 문경은 지금, 교통에서 시작된 변화로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