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머지않아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고령화 속도만큼이나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바로 노인빈곤이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노후가 곧 빈곤으로 이어지는 현실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회적 과제다.노인빈곤은 단순히 개인의 경제적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산업화와 도시화, 가족 구조 변화 속에서 전통적인 부양 체계는 사실상 붕괴됐고 많은 노인이 충분한 노후 준비 없이 삶의 말년을 맞고 있다.
국민연금 사각지대, 불안정한 일자리, 의료비 부담 등은 노년층을 빈곤의 악순환으로 몰아넣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특히 지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역의 경우 고령화 속도가 빠른 데다 일자리와 복지 인프라가 부족해 노인빈곤 문제가 지역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농촌 지역에서는 고령화율이 40%를 넘는 곳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에 비해 노인을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정책적 대응은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이제는 단순한 생계 지원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인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노인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건강 관리, 사회 참여, 정서적 지원, 평생 교육, 지역 공동체 활동 등을 포함한 통합형 복지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노인이 단순한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전환이 요구된다.이와 함께 반드시 병행돼야 할 과제가 바로 전문 인력 양성이다. 고령사회 문제는 복지와 의료, 심리, 지역사회 개발 등이 결합된 복합적인 영역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를 체계적으로 다룰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노인복지 현장에서는 전문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단순 돌봄 서비스에 머무는 사례도 적지 않다.따라서 대학과 연구기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노인빈곤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룰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노년학과 사회복지, 지역복지 분야를 결합한 전문 교육과정과 현장 중심의 실무 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방대학이 지역 고령화 문제 해결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정부 역시 보다 적극적인 정책 전환에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의 노인복지 정책이 최소한의 생활 보장을 중심으로 했다면 앞으로는 빈곤 예방과 자립 지원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
노인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사회 기반의 복지 서비스를 강화하는 정책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노인빈곤은 특정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다.
지금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노인빈곤 문제는 앞으로 더 큰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초래할 것이다.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노후가 곧 빈곤으로 이어지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라 할 수 없다.
노인빈곤 해결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에 국가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설 때다. 그것이 곧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