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입원하면 가족이 병실을 지키며 간병을 맡는 모습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익숙한 풍경이었다.
보호자가 병실에 상주하거나 사설 간병인을 고용해야 하는 현실은 환자 가족에게 경제적·정서적 부담을 안겼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제도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다.
보호자나 개인 간병인 없이 간호 인력이 간호와 간병을 함께 제공하는 이 제도가 시행된 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제도 도입 이후 병원 문화와 환자 돌봄 방식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지만,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무엇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환자와 보호자의 간병 부담을 크게 줄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에는 환자 가족이 병실에서 생활하다시피 하며 간병을 맡거나,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간병인을 고용해야 했다.
하지만 통합서비스 병동에서는 간호 인력이 체계적으로 환자를 돌보면서 ‘보호자 없는 병실’이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
병실 내 외부인 출입이 줄어 감염 관리가 강화되고, 의료진 중심의 환자 관리가 이뤄지면서 환자 안전 측면에서도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우리 사회에서 이 제도의 의미는 더욱 크다. 환자 돌봄을 가족의 책임으로만 맡기기 어려운 현실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공공의료가 돌봄을 분담하는 대표적인 제도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구조 변화 속에서 환자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해 왔다.하지만 제도 확대에 비해 현장의 인력과 운영 여건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간호 인력 부족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은 일반 병동보다 더 많은 간호 인력이 필요하지만, 상당수 병원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에서는 간호사 업무 부담이 늘고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제도의 취지가 환자 중심 돌봄 강화에 있는 만큼 인력 부족으로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재정 부담 역시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건강보험 재정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병동 확대와 이용 환자가 늘어날수록 재정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함께 병원 운영의 현실을 반영한 수가 체계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지역 간 격차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수도권 대형병원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통합서비스 병동을 운영하는 반면, 지방 중소병원은 간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도 참여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지방 의료기관의 인력난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제도의 전국적 확산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간호·간병통합서비스 10년은 우리 의료 체계가 가족 중심 간병에서 사회적 돌봄 체계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제는 단순한 병상 확대보다 제도의 질적 내실을 다지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간호 인력 확충과 근무환경 개선, 안정적인 재정 구조 마련, 지역 의료기관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령화 시대 의료 돌봄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의료 제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금이야말로 지난 10년의 성과를 점검하고 제도의 내실을 다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