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북부경찰서 형사과 형사지원팀장 경감 김재룡책상 위에 놓인 신분증과 명함을 처음 봤을 때 잠시 멈칫했다. 명함에는 검찰청 로고와 이름, 직책이 또렷하게 적혀 있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검사가 왜 우리 사무실에 왔지?”잠시 뒤에야 그것이 보이스피싱 조직이 사용한 위조 신분증과 명함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름과 직책, 기관 로고, 사진까지 갖춘 그 신분증은 얼핏 보면 실제 공공기관 직원의 신분증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솔직히 말해 처음 봤을 때 가짜라는 생각이 쉽게 들지 않았다.최근 보이스피싱 조직은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 관계자를 사칭하며 피해자에게 신분증 사진이나 명함을 보내 신뢰를 유도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 순간 경계심을 풀어버린다는 점이다.    눈으로 확인한 ‘증거’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귀로 들은 말보다 눈으로 확인한 것을 더 쉽게 믿는 경향이 있다.범죄 조직의 구조도 갈수록 조직화되고 있다. 해외 콜센터에서 전화를 걸고, 국내에서는 대포통장 모집책과 현금 수거책이 역할을 나눠 움직인다.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 범죄가 국경을 넘는 조직 범죄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하지만 대응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은 전화나 메신저로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신분증 사진이나 명함을 보냈다고 해서 이를 믿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해당 기관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최근에는 대학생을 노린 수법도 급격히 늘고 있다.    사회 경험이 부족한 점을 이용해 겁박을 가한 뒤 소액결제나 상품권 구매 등 비교적 작은 금액을 편취하는 방식이다.    피해 금액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신고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범죄는 계속 진화한다. 그러나 한 가지는 변하지 않는다. 한 번 더 의심하는 사람을 속이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진짜처럼 보일수록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 그것이 보이스피싱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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