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심각한 인구 감소의 파고 속에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수도권 집중이 겹치면서 많은 지방이 ‘소멸’이라는 단어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인구 감소, 청년 유출, 고령화 지표 등을 종합해 2021년 10월 처음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은 전국 89곳에 달한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농산어촌과 중소도시로, 인구 기반이 무너질 경우 지역사회 자체가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인구감소지역은 5년 주기로 재지정된다. 내년 10월 재지정 시에는 그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방소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국가적 위기다.
정부가 매년 1조원 규모의 지방소멸 대응기금을 투입하고, 중앙정부 차원의 ‘인구전략기획부’ 출범까지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이런 상황에서 경북 북부 산간지역인 영양군의 변화는 의미 있는 신호로 읽힌다.
대표적인 인구감소지역이자 지방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영양군이 최근 인구 1만6천 명대를 회복했기 때문이다.
수치로만 보면 큰 변화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인구 감소가 일상이 된 지방 현실을 감안하면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영양군은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군 단위 자치단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고령화율이 높고 청년층 유출이 심각해 인구 감소 속도도 빠른 지역이다.
이런 곳에서 인구가 다시 1만6천 명대를 회복했다는 것은 지방에서도 충분히 반전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물론 이것이 곧 지방소멸 위기가 해소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방의 인구 감소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교육, 일자리, 생활 인프라 등 구조적인 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인구가 조금 늘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지방의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특히 지방의 인구 문제는 지방정부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교통·교육·의료·주거 등 정주 여건 개선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 산업 육성은 중앙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맞물려야 효과를 낼 수 있다.
지방소멸 대응기금이 단순한 재정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맞춤형 성장 전략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영양군의 인구 1만6천 명 회복은 작은 숫자이지만 지방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흐름을 지속 가능한 변화로 만드는 일이다.
인구 감소의 시대, 지방이 살아야 국가의 균형 발전도 가능하다.
영양군의 작은 반등이 지방 소멸 대응 정책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