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곳곳의 골목상권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한때 동네 경제의 중심이었던 골목 가게들이 하나둘 불을 끄고, 빈 점포가 늘어나는 풍경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대구·경북 역시 예외가 아니다. 식당과 카페, 소매점 등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를 ‘버티기’로 버티고 있지만 현실은 갈수록 더 버거워지고 있다.
이제는 분명히 말해야 한다. 골목상권의 위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며, 더 이상 버티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최근 몇 년 사이 자영업 환경은 급격히 악화됐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공공요금은 계속 오르는데 소비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대형 프랜차이즈와 온라인 플랫폼의 확장은 지역 골목상권의 설 자리를 점점 좁히고 있다.
소비자들은 모바일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이런 변화 속에서 작은 가게들이 과거의 방식만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문제는 정책 대응이 여전히 단기 처방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경기 침체 때마다 대출 연장, 소비 쿠폰, 임대료 지원 같은 대책을 내놓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응급 처치’에 가깝다.
잠시 숨을 돌릴 수는 있어도 상권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근본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같은 위기가 반복되고, 소상공인들은 다시 벼랑 끝에 서게 된다.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단순히 가게 수를 유지하는 정책이 아니라 지역 상권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지역 특색을 살린 상권 육성, 문화와 관광이 결합된 거리 조성, 지역 브랜드화 같은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골목이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 사람들이 찾아오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디지털 전환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온라인 플랫폼과 경쟁하기 어렵다면 이를 활용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지역 상권 공동 플랫폼 구축이나 공동 배달 시스템, 온라인 홍보 지원 등은 소상공인들이 변화하는 소비 환경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임대료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상권이 형성되면 임대료가 급등하고 결국 상인이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현실은 골목상권을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 안정적인 임대 환경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시급하다.골목상권은 단순한 장사터가 아니다. 지역 주민들의 삶이 이어지는 생활 공간이며 도시의 활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골목이 살아야 지역 경제도 살아난다.지금 필요한 것은 ‘버티기 정책’이 아니라 골목상권을 다시 일으켜 세울 전략이다.
변화하는 소비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골목의 불빛은 점점 더 빠르게 꺼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 지역 사회 모두가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