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화려한 공약을 쏟아내고, 정당은 유불리를 따지며 세몰이에 나선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은 늘 뒤로 밀려난다. “이 후보가 정말 대구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이제 그 질문을 던질 차례는 정치권이 아니라 시민이다.지방자치는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다. 특히 대구시장과 같은 광역단체장은 단순한 행정 책임자를 넘어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최고 의사결정자다.
산업 구조 개편, 청년 유출, 도시 균형발전, 재정 건전성 등 대구가 직면한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선거판은 여전히 인물 경쟁보다는 진영 논리와 이미지 정치에 갇혀 있다.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시민이 직접 검증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첫째는 인물 검증이다.
재산 형성과정, 병역, 납세, 전과 여부는 기본이다. 공직을 맡겠다는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갖추는 것은 당연한 전제다.
둘째는 공약 검증이다. ‘무엇을 하겠다’가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따져야 한다. 재원은 있는지, 법적·행정적으로 가능한지, 임기 내 실현 가능한지 따지지 않는 공약은 공허한 약속에 불과하다.셋째는 행정 능력이다. 말이 아니라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 과거 어떤 조직을 어떻게 운영했는지, 위기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정책을 실제로 실행해 본 경험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넷째는 재정 감각이다. 지방정부는 기업과 같다. 재정이 무너지면 모든 정책은 공허해진다. 시민의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에 대한 냉정한 검증이 필요하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태도다. 선거는 이벤트가 아니라 참여의 과정이다. 후보의 말 한마디, 공약 한 줄을 꼼꼼히 비교하고 따져보는 시민이 많아질수록 정치의 수준은 올라간다.
토론회를 시청하고, 공약집을 읽고, 필요하다면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적극적인 시민이 민주주의를 완성한다.정치권 역시 변해야 한다. 검증을 회피하거나 상대 비방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후보는 시민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
선거는 인기 경쟁이 아니라 능력과 책임을 묻는 자리여야 한다.대구는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미래를 열 수 없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인물 교체가 아니라 도시의 방향을 결정하는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기준을 세우는 것은 결국 시민이다.이제는 묻고 따질 때다. 그리고 제대로 선택할 때다. 대구의 미래는 후보가 아니라 시민의 검증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