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농어촌 의료공백이 임계점을 넘어섰다. 병원이 있어도 의사가 없고, 의사가 있어도 필수 진료가 안 된다.
응급환자는 골든타임을 놓치기 일쑤다. “아프면 도시로 나가라”는 말이 더 이상 비유가 아닌 현실이 된 지 오래다. 국가 의료체계의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문제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생존’이다. 농어촌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대부분인 지역에서 병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곧 치료 포기와 직결된다.
실제로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사라진 지역이 속출하고, 소아과 공백으로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환경이 고착화되고 있다.
응급의료 공백은 더 심각하다. 구급차로 1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이 같은 현실은 의료 인력의 수도권 쏠림이 만든 구조적 결과다.
지방은 인력 확보 경쟁에서 애초에 불리한 조건이다. 열악한 근무 환경, 낮은 수익성, 교육·주거 인프라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공공의대 설립과 지역의사제 도입 등을 거론했지만, 논쟁만 반복했을 뿐 현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 정책은 있었으나 실행은 없었다.이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의 문제다. 첫째, 국가가 직접 공공의료 인력을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일정 기간 농어촌 근무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더 이상 금기시할 사안이 아니다.
둘째, 지방의료원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단순 진료 수준을 넘어 응급·필수의료를 책임지는 지역 거점병원으로 키워야 한다.
셋째, 원격의료 등 디지털 기반 의료서비스를 현실적으로 확대해 접근성을 보완해야 한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를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돈이 되는 곳에만 의료가 몰리는 구조를 방치한다면 농어촌 의료 붕괴는 시간문제다.
이는 곧 지역 소멸로 이어진다. 의료가 무너지면 사람은 떠난다.농어촌 의료공백은 더 이상 지방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균형발전과 직결된 사안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치료받을 기회를 놓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더 늦기 전에 결단해야 한다. 생명 앞에서 타협은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