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위기는 이제 통계상의 경고를 넘어 현실이 됐다.
경북 북부 산간지역을 비롯한 다수의 군 단위 지자체는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지역 유지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 영양군이 보여준 ‘인구 증가 흐름’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작은 지역에서도 정책의 방향과 실행에 따라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기 때문이다.영양군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소규모 지자체다.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접근성 또한 불리한 여건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간 인구 유입과 정착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낸 배경에는 ‘사람 중심’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일회성 지원이나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주거·일자리·교육·복지를 아우르는 종합적 접근이 작동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특히 청년과 신혼부부를 겨냥한 주거 지원과 정착 프로그램은 정책 효과를 체감하게 한 핵심 요소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기반을 제공하고, 지역 특성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을 병행함으로써 ‘유입’에 그치지 않고 ‘정착’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인구 정책이 단순한 숫자 늘리기가 아닌 삶의 기반 구축이라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교육과 돌봄 여건 개선도 빼놓을 수 없다. 지방에서 아이 키우기 어렵다는 인식은 인구 감소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영양군은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교육 환경을 보완하고 돌봄 체계를 촘촘히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는 젊은 세대의 지역 이탈을 막고, 외부 인구 유입을 유도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다. 인구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과제다.
영양군은 중장기 계획을 바탕으로 행정의 방향을 유지하며 정책을 추진해왔다.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지역 체질을 바꾸는 데 집중한 점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물론 모든 지자체가 영양군의 방식을 그대로 따를 수는 없다. 지역마다 여건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이 머무를 수 있는 환경 조성’이라는 정책의 본질은 어디서든 통용된다.
재정 지원 확대나 인센티브 중심 정책만으로는 지방소멸을 막기 어렵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사례에서 확인됐다.이제 지방자치단체들은 인구 정책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설정해야 한다.
단순한 인구 유입 경쟁이 아니라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중앙정부 역시 획일적인 지원을 넘어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뒷받침에 나서야 한다.영양군의 사례는 작은 변화가 큰 흐름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이미 현장에 나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확산시키고 실천하느냐다. 더 늦기 전에, 지방의 미래를 위한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