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경북 김천시의 복지가 변하고 있다.    과거 ‘신청하면 받는’ 수동적 복지에서 벗어나,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먼저 찾아가고 삶의 회복까지 책임지는 ‘능동형 복지’로의 전환이다.    보훈, 돌봄, 나눔, 자활까지 이어지는 정책은 단편적 지원이 아닌 ‘삶의 연결’을 지향한다.    김천시는 지금, 시민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 복지공동체를 실험하고 있다.       ◆ 보훈의 품격, 공간과 제도로 완성하다 김천시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예우를 ‘말’이 아닌 ‘환경과 제도’로 보여주고 있다.    3억 원을 투입해 충혼탑 일대 환경을 정비하고 위패실을 리모델링한 것은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기억과 존중을 공간으로 구현한 사례다.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천시립추모공원 내 조성된 ‘호국영령 예우의 전당’이다.    경북 최초의 국가유공자 전용 봉안시설로, 개인단 1,107기와 부부단 549기 규모를 갖췄다.    접근성이 뛰어나 유족들의 장례와 참배 부담을 크게 줄였다는 점에서 실질적 정책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경제적 지원도 확대됐다. 참전명예수당은 두 배 인상됐고, 보훈예우수당과 배우자 복지수당 역시 대폭 상향됐다.    단순한 금전 지원을 넘어 생애 전반을 책임지는 보훈복지 체계가 구축되고 있다는 평가다.         ◆데이터로 설계하는 ‘김천형 과학복지’김천시 복지정책의 또 다른 특징은 ‘데이터 기반’이다.    시는 2023년 전국 최초로 지자체 단위 지역사회보장조사를 실시한 이후 매년 자체 예산으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이 조사는 시민의 복지 체감도, 정책 수요, 만족도를 수치화해 정책 설계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행정의 판단이 아닌 시민의 실제 삶을 기준으로 정책을 설계한다는 점에서 기존 복지 행정과 차별화된다.성과도 뒤따랐다. 김천시는 2025년 경상북도 지역사회보장계획 평가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정책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복지의 방향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민간이 채우는 공공의 빈틈… 복지협의회 출범 공공이 닿지 못하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민간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김천시사회복지협의회 출범은 그 상징적인 변화다.협의회는 지역 내 사회복지 기관과 단체를 연결하고 정책 개발과 자원 조정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좋은 이웃들’ 사업을 비롯해 민간 자원 발굴과 연계, 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 등이 주요 과제다.이는 행정 중심 복지의 한계를 보완하고, 지역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공동체 복지’로의 확장을 의미한다.       ◆ “몰라서 못 받는 복지 없다”… 촘촘한 조사체계 김천시는 복지의 출발점을 ‘발굴’에 두고 있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활용해 14종의 사회보장급여 대상자를 상시 관리하고, 7만5천여 건에 달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기·수시 조사를 병행한다.건강보험, 지방세, 금융정보 등 25개 기관의 208종 공적 자료를 활용해 대상자 자격을 정밀하게 검증하고, 복지재정 누수를 막는 동시에 꼭 필요한 시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특히 2026년 제도 변화에 맞춰 기존 기준에서 탈락했던 시민들을 적극 발굴하는 등 ‘선제적 복지’로의 전환도 본격화된다.    ◆복지재단 5년… 사각지대 메우는 ‘현장형 복지’   김천복지재단은 공적 복지의 한계를 보완하는 핵심 축이다.    2021년 출범 이후 긴급지원, 간병비 지원, 청년 인재 육성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위기가구를 신속히 지원해왔다.올해는 사회복지시설 기능보강사업을 새롭게 추진해 노후 시설 환경을 개선하고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시민 기부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점에서 지역사회 참여형 복지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나눔이 다시 삶으로… 복지 선순환 구조김천시의 복지는 ‘참여’에서 완성된다. 매년 추진되는 희망나눔캠페인은 시민과 기업, 단체가 함께 만드는 대표적 나눔 사업이다.경기 침체 속에서도 김천의 나눔 온도는 100도를 넘어서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8억4천여만 원의 성금을 모으며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모금된 성금은 다시 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으로 이어지며 복지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 병원 밖에서도 이어지는 돌봄… 재가의료 확대 김천시는 장기 입원 환자의 지역사회 복귀를 돕는 ‘재가의료급여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천의료원과 연계해 퇴원 이후 건강관리, 방문요양, 생활지원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이는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자리로 자립까지… ‘희망 복지’의 완성 복지의 궁극은 자립이다. 김천시는 자활근로사업단 13개를 운영하며 150여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산업단지와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사업단 운영이 강점이다.특히 자활사업단에서 출발한 ‘S&M카워시’ 사례처럼 창업으로 이어지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단순 지원을 넘어 삶의 기반을 만드는 ‘자립형 복지’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복지는 행정이 아니라 삶… 김천형 모델 주목김천시 복지는 ‘지원→회복→자립’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지향한다.    보훈에서 돌봄, 나눔, 자활까지 연결된 정책은 시민 한 사람의 삶 전체를 포괄한다.시 관계자는 “복지는 시민이 실제로 체감해야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삶 가까이에서 작동하는 김천형 복지공동체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김천의 변화는 단순한 복지 확대가 아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행정이 답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 실험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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