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비슬산 참꽃 개화철을 맞아 열린 비슬산 참꽃문화제를 두고 `10만 인파가 몰렸다`고 발표한 보도자료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확한 집계 근거와 공식 데이터 없이 대규모 관람객 수치를 홍보에 활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공공기관으로서 신뢰성 문제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지역사회에서는 “관광 홍보를 위해 과장된 숫자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비판과 함께, 공공기관이 배포하는 자료인 만큼 보다 엄중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만 명 찾았다”는데…어떻게 셌나 물으니 답변 없어달성문화재단 및 달성군 홍보팀은 축제 종료 이전 언론사에 배포한 자료에서 “주말 동안 10만여 명이 비슬산을 찾아 장관을 이뤘다”고 19일 밝혔다.
일부 언론도 이를 인용해 대규모 흥행 성과로 보도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주최 측은 실제 입장권 판매 집계나 차량 통행량, 셔틀버스 탑승객 수, 탐방로 유동인구 계측기 등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행사 특성상 무료 개방 축제인 만큼 입장객 숫자를 직접 확인할 시스템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야외축제는 보통 드론 촬영, CCTV 표본 분석, 교통량, 이동통신 유동인구 자료 등을 활용해 추정한다”며 “아무런 방식 설명 없이 10만 명이라고 단정하면 홍보용 숫자라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비슬산 수용 능력 감안하면 현실성 의문
비슬산 참꽃군락지 정상부 참꽃 군락지와 주요 탐방로, 주차장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10만 명 방문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치인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주말 이틀간 10만 명이라면 하루 평균 5만 명이 몰린 셈인데, 이는 시간당 수천 명 단위 이동이 지속돼야 가능한 규모다.
그러나 현장을 찾은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사람이 많긴 했지만 발표 숫자만큼 압도적 혼잡은 아니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한 등산객은 “주차 대기는 있었지만 전국적 초대형 축제 수준의 인파라고 느껴지진 않았다”며 “숫자를 듣고 오히려 놀랐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보도자료, 신뢰가 생명
문제는 이 같은 발표가 민간 행사 홍보문이 아니라 공공기관 명의 보도자료를 통해 확산됐다는 점이다.
달성군청 산하 기관이나 출연기관 자료는 언론과 주민들이 일정 수준 공신력을 전제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축제 방문객 수는 단순 체면치레용 성과지표가 아니라 향후 예산 편성, 정책 평가, 관광효과 분석의 기초 자료가 되는 만큼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지방행정 전문가는 “근거 없는 관람객 숫자는 단기 홍보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행정 신뢰를 떨어뜨린다”며 “추정치라면 추정치라고 밝히고 산정 근거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숫자 부풀리기’ 관행 끊어야
지역 축제마다 수만 명, 수십만 명 방문 발표가 이어지지만 실제 검증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구조적 문제로 꼽힌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축제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관람객 수를 핵심 홍보지표로 삼으면서, 정확한 데이터보다 ‘상징적 큰 숫자’가 우선되는 문화가 고착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제는 몇 만 명이 왔다는 식의 구호보다 체류시간, 소비액, 재방문율, 만족도 같은 실질 지표로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성문화재단 “추산치였다” 해명 필요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달성문화재단 측이 10만 명 수치의 산정 기준과 내부 보고 자료를 공개할지 관심이 쏠린다.
만약 객관적 자료 없이 관행적으로 사용된 숫자라면, 단순 해명을 넘어 향후 보도자료 작성 기준과 축제 성과 집계 시스템 전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공기관의 숫자는 곧 행정의 얼굴이다. 보여주기식 ‘10만 인파’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이 믿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정확한 수치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