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의회 업무추진비 집행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본지는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3회에 걸쳐 연속 보도한다. 2회에서는 반복되는 ‘간담회’ 지출의 실효성과 공개 방식의 한계를 짚고, 시민 알 권리 관점에서 개선 과제를 집중 분석한다.<편집자주>     글싣는순서상:식당 간담회에 쏠린 혈세… 김천시의회 업무추진비 어디에 썼나중:‘현안 논의’만 적고 끝… 무엇을 했는지 모르는 김천시의회 업무추진비하:밥값 의회 오명 벗어라… 김천시의회, 시민 분노 더 커지기 전에 바뀌어야 한다     [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김천시의회 업무추진비 집행을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식사비 사용 문제를 넘어 ‘설명되지 않는 예산’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공개된 집행 내역만으로는 예산이 어떤 필요와 목적 아래 사용됐는지, 그 결과가 시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기 어려워 투명성과 책임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시의회가 공개한 자료에는 ‘의회 당면현안 간담회’, ‘지역 현안사항 논의’, ‘자료수집 간담회’, ‘의정활동 협의’ 등 유사하고 포괄적인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지만, 실제로 어떤 사안을 두고 논의가 이뤄졌는지, 논의 결과 어떤 정책적 결론이나 후속 조치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제목만 남은 회의… 내용 없는 공개지방의회 업무추진비는 법적으로 허용된 범위 내에서 의정활동 수행을 위해 집행되는 공적 경비라는 점에서 그 자체가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공공예산이라는 본질을 고려할 때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과 공개가 뒤따라야 한다는 요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회의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어떤 안건을 다뤘고 그 결과 무엇이 달라졌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그러나 현재 공개 방식은 사용 날짜와 장소, 금액, 간단한 명목 수준에 머물러 있어 회의의 필요성과 실효성을 판단하기에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회의 했다지만 남은 건 없다” 시민 불신실제로 김천 부곡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모(38)씨는 “회의를 했다는 기록은 있지만 정작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이 정도라면 시민에게 알리기 위한 자료라기보다 형식적 공개에 가깝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율곡동의 주부 이모(45)씨 역시 “가정에서는 몇 만 원의 지출도 꼼꼼히 따지는데 수백만 원의 세금이 쓰이는 문제를 이렇게 두루뭉술하게 공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시민 세금이라면 시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은 단순 지출 사실이 아닌 ‘설명 가능한 예산’을 요구하고 있다.◆법적 기준 충족과 시민 눈높이의 간극김천시의회는 관련 법령과 회계 기준에 따라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고 공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행 제도상 일정 항목을 충족해 공개하면 법적 문제는 없다는 점도 사실이다.    그러나 법적 기준 충족과 시민 신뢰 확보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에서 논란의 핵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의 공개 기준을 지켰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한 설명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합법’과 ‘납득’ 사이의 간극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셈이다.◆ 반복되는 간담회… 정책 성과는 어디에김천시는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지역경제 침체, 원도심 공동화 등 다양한 구조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의회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집행되는 간담회 비용이 실제 정책 성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설명이나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김모(51)씨는 “상권을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보다 간담회를 했다는 얘기만 더 자주 들린다”며 “회의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대학생 정모(23)씨 역시 “청년 문제는 그대로인데 늘 논의 중이라는 말만 반복된다”며 “변화가 언제 나타나는지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설명 없는 예산, 결국 불신으로 돌아온다”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을 단순한 예산 집행 문제가 아니라 ‘설명 책임’과 ‘투명성 수준’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무추진비는 합법적으로 집행됐는지 여부를 넘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방행정 분야 한 전문가는 “업무추진비는 썼느냐 안 썼느냐보다 시민이 그 사용을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회의 목적과 참석 범위, 주요 논의 내용, 정책 반영 여부 등 최소한의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면 불신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시의회 “제도 한계”… 개선 필요성은 인정김천시의회 측은 현재 공개 방식이 회계 처리 기준과 공식 서식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시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의회 관계자는 “업무추진비 내역에 기재된 표현들은 기준에 맞춰 작성된 것이며 실제로는 지역 현안 협의와 정책 검토 등 다양한 목적 아래 집행되고 있다”면서도 “세부 논의 내용이나 참석 대상까지 모두 공개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개 방식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네 글자’로는 부족하다그러나 시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엄격하다. 단순한 제도적 한계를 이유로 설명 책임을 유보하기에는 공공예산이 지닌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간담회’라는 포괄적 표현 뒤에 구체적 내용이 가려진 상태가 반복될 경우, 예산 집행의 적정성과 별개로 시민 신뢰는 계속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논란은 업무추진비 사용 자체가 아니라 그 사용을 둘러싼 ‘설명의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해법 역시 보다 적극적인 정보 공개와 소통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김천시의회가 시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형식적 공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시민이 알고 싶은 것은 단순히 어디에서 얼마를 썼는지가 아니라, 그 지출이 어떤 논의로 이어졌고 그 결과 무엇이 달라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다.    ‘현안 논의’라는 네 글자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시대다.    이제는 회의의 흔적이 아니라 성과의 결과로 평가받아야 할 시점이며, 그 출발점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투명한 공개라는 점에서 김천시의회의 보다 책임 있는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