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경북 문경의 대표 문화관광축제로 자리매김해온 ‘문경찻사발축제’가 외형적 성과와 달리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정체 국면에 빠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해마다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혁신 부족과 운영 구조의 한계가 누적되면서, 축제의 지속가능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전통을 강조해온 축제의 정체성이 오히려 변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전통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에 기대 안주하고 있다”는 비판이 현장과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반복되는 프로그램 구조…“한 번 보면 충분한 축제”축제 현장을 확인한 결과, 찻사발 빚기 체험과 전통공연, 도자기 전시 및 판매 등 주요 프로그램은 수년째 큰 변화 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구성 자체가 더 이상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대구에서 문경찻사발축제를 방문한 윤안미(42세)씨는 “아이들과 체험하기에는 무난하지만 작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며 “굳이 다시 찾고 싶은 축제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문화기획 전문가들 역시 현재 구조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체험형 축제라는 틀에 갇힌 채 콘텐츠 확장이나 현대적 재해석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소모되는 축제’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의 반복 구조는 재방문율 하락을 이미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통성과 대중성 모두 놓친 채 정체성 혼선문경찻사발축제는 전통 도자기라는 명확한 테마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체성이 오히려 확장성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전문성을 강조할수록 일반 관광객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대중성을 강화할 경우 전통성이 희석된다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되면서 결과적으로 어느 쪽에서도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위치’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서울에서 방문한 20대 관광객은 “설명이나 스토리텔링이 부족해 단순 체험 행사처럼 느껴진다”며 “요즘 다른 지역 축제들처럼 몰입감이나 차별화된 재미 요소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축제장에 머무는 소비…지역경제 효과 ‘제한적’   대규모 방문객 유입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로의 파급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 역시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문경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사람은 많지만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체감은 크지 않다”며 “대부분 축제장 안에서 소비하고 바로 이동하는 구조”라고 토로했다.이는 관광 동선이 축제장 내부에 집중되면서 외부 상권으로의 소비 확산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된 결과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축제의 근본 목적과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통 혼잡·주차난 반복…방문 경험 자체 훼손축제 기간마다 반복되는 교통 혼잡과 주차 문제 역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현장에서는 차량 정체로 인해 축제장 진입까지 장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이 발생했으며, 주차 공간 부족으로 인한 불편도 이어졌다.외지에서 방문한 관광객은 “도착하기도 전에 지칠 정도로 불편했다”며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대 뒤처진 홍보 전략…젊은층 외면 심화   홍보 방식 역시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수막과 전단 중심의 전통적 홍보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SNS와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디지털 확산력이 부족하고, 이는 젊은층 유입 저하로 직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대구 지역 대학생은 “SNS에서 거의 접하지 못했고, 지인을 통해서야 알게 됐다”며 “요즘 인기 있는 축제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대로면 한계 명확”…전면적 재설계 요구전문가들은 문경찻사발축제가 현재와 같은 구조를 유지할 경우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문화관광 분야 한 연구원은 “전통을 유지하는 것과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야간 콘텐츠 확대, 미디어아트 접목,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 전면적인 구조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