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경북 북부의 작은 강마을이 올봄 전국 관광지 지형도를 흔들었다.    경북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회룡포. 내성천 물줄기가 마을을 350도로 휘감아 흐르는 이 ‘물돌이 마을’은 이제 더 이상 사진작가들만 찾는 숨은 명소가 아니다.    올해 황금연휴 기간 열린 ‘2026 회룡포 봄나들이 축제’는 지방 관광의 가능성을 다시 증명한 상징적 장면으로 기록됐다.예천군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5일까지 11일간 열린 축제에는 역대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주차장 진입 차량이 하루 종일 끊이지 않았고, 회룡대 전망대와 뿅뿅다리 일대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무엇보다 눈에 띈 변화는 관광객의 ‘출발지’였다.    과거 회룡포 방문객 대부분이 대구·경북 등 영남권에 집중됐다면, 올해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관광객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관광버스 수십 대가 연이어 들어왔고, 가족 단위 자가용 방문 행렬도 이어졌다.지역 관광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축제 흥행 이상의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역 관광지’ 수준에 머물렀던 회룡포가 전국 단위 관광 콘텐츠로 도약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사진 한 장이 사람을 움직였다”…SNS 시대의 회룡포 회룡포 돌풍의 중심에는 SNS가 있었다. 청보리밭과 꽃잔디, 굽이치는 강물과 전망대 풍경이 결합된 회룡포의 이미지는 짧은 영상과 사진 콘텐츠에 최적화된 관광지라는 평가를 받는다.실제 축제 기간 SNS에는 ‘회룡포 실시간’, ‘예천 봄 여행’, ‘청보리 성지’ 등의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고, 주요 포토존마다 사진을 찍으려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특히 회룡대 전망대는 이른 아침부터 긴 대기 행렬이 생길 정도였다.    관광객들은 회룡포 전경을 배경으로 이른바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몰려들었다.관광 전문가들은 최근 관광 트렌드가 ‘경험 소비’를 넘어 ‘공유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직접 경험한 공간을 SNS를 통해 타인과 공유하고, 다시 그 콘텐츠가 새로운 관광객을 불러오는 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회룡포는 이런 흐름을 가장 성공적으로 흡수한 지방 관광 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잠깐 보고 가는 관광은 끝났다”…체류형 축제로 전략 수정 예천군이 이번 축제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체류 시간’이었다.    단순히 풍경만 보고 떠나는 관광지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하고 머무는 체류형 관광지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군은 청보리밭 포토존과 꽃잔디 산책로를 조성하고,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과 모래체험, 공연 콘텐츠 등을 집중 배치했다.    특히 어린이날 연휴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대거 몰리며 체험 부스마다 긴 줄이 이어졌다.이는 지역경제 효과로도 직결됐다. 인근 음식점과 카페, 숙박업소 이용객이 크게 늘었고, 용궁순대축제와의 연계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상권 전반에 활기가 돌았다.실제 일부 식당과 숙박업소는 연휴 기간 예약이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지역 상인들 사이에서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는 반응도 나왔다.지방 축제가 단순 행사성 이벤트를 넘어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플랫폼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제는 교통·주차가 경쟁력”…남겨진 과제도다만 폭발적인 관광객 증가가 긍정적인 면만 남긴 것은 아니다.    축제 기간 주차난과 차량 정체는 가장 큰 불편 요소로 지적됐다.주요 진입도로 곳곳에서는 긴 차량 행렬이 이어졌고, 일부 관광객은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장시간 대기하기도 했다.관광객 증가 속도를 기반 시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 관광지가 전국 단위 관광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접근성과 편의시설 개선이 필수라는 것이다.예천군 역시 이를 인식하고 있다. 군은 내년 축제에서는 주차 공간 확충과 교통 동선 개선, 편의시설 확대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예천군 관계자는 “올해 축제는 회룡포가 전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자리였다”며 “관광객 수 증가에 맞춰 교통과 편의 인프라도 함께 업그레이드해 대한민국 대표 봄 축제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지방 관광의 새 가능성 보여준 회룡포 회룡포의 성공은 단순히 ‘사람이 많이 왔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수도권 집중 현상 속에서도 지방이 경쟁력 있는 콘텐츠와 차별화된 풍경, 체험 요소를 갖춘다면 전국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특히 SNS 시대 관광 소비 흐름을 정확히 읽고 자연경관과 체험, 지역 먹거리, 체류 콘텐츠를 결합했다는 점에서 회룡포 모델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올봄 회룡포에 몰린 인파는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라, 지방 관광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준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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