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곳곳에서 감춰져 있던 비리 의혹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공천 시스템 전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와 총선을 앞둘 때마다 반복돼 온 사천(私薦) 논란과 줄세우기, 특정 계파 중심 공천 의혹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민주주의의 출발점이 돼야 할 공천이 오히려 정치 불신을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최근 드러난 각종 의혹은 특정 지역이나 일부 정치세력의 문제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공천 과정에서 금품 수수 의혹, 사전 내정설, 조직 동원 정황 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국민들은 “결국 공천은 힘 있는 사람들의 몫 아니냐”는 냉소를 보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이 선거철마다 반복되는데도 정치권 스스로 근본적인 개선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정당의 공천은 단순히 후보자를 정하는 절차가 아니다. 국민을 대신해 지역과 국가를 이끌 공직자를 검증하고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정치 과정이다.    그럼에도 현실은 투명성과 공정성보다는 계파 이해관계와 정치적 유불리가 우선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 민심보다 중앙당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하고, 능력과 도덕성보다 조직과 인맥이 우선시된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더 큰 문제는 비리 의혹이 제기된 인사들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논란 인사들이 공천장을 거머쥐는 일이 반복된다면 정치 불신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지방의회와 지방행정의 신뢰 추락으로 이어지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간다.정치권은 이제라도 공천 시스템 전반을 대수술해야 한다.    공천 심사 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 검증 기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도덕성과 청렴성 검증에 대해서는 예외 없는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당장의 선거 승리에 급급한 전략공천과 밀실공천은 결국 정당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독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국민들은 더 이상 보여주기식 쇄신이나 형식적 사과에 만족하지 않는다.    감춰졌던 비리가 드러날 때마다 정치권 전체를 향한 실망과 분노는 커지고 있다.    공천 개혁 없는 정치 개혁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정치권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자 한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 구축이다. 그것만이 반복되는 공천 논란의 악순환을 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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