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368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약령시가 또 한 번 ‘흥행 숫자’에만 취한 축제를 반복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대구광역시와 대구 중구, (사)약령시보존위원회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열린 ‘2026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에 11만여 명이 다녀갔다며 성공적인 개최를 자평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전통 한방문화축제인지 어린이 놀이행사인지 구분이 안 된다”는 냉소가 적지 않았다.올해 축제는 ‘한방의 길, 대구약령시로 통하다’를 내세웠지만 실제 현장을 채운 것은 볼풀장 체험과 포토존, 먹거리 행사, 어린이 놀이 콘텐츠였다.    가장 큰 인기를 끈 프로그램조차 ‘황금 둥굴레를 찾아라’라는 대형 볼풀장 이벤트였다.축제 핵심 콘텐츠가 전통 한방문화 체험이나 약령시 역사 재현이 아닌 ‘볼풀장’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현재 대구약령시축제의 정체성 혼란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일부 시민들은 “약초와 한의학, 전통시장 문화보다 아이들 놀이시설 기억만 남는다”며 “이 정도면 약령시 축제가 아니라 어린이 체험 박람회 수준”이라고 꼬집었다.문제는 이런 현상이 올해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구약령시축제는 매년 ‘젊은층 유입’과 ‘체험형 콘텐츠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약령시만의 차별화된 역사·문화 콘텐츠는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실제 행사장 곳곳에서는 약령시의 368년 역사와 전통을 깊이 있게 설명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보다 SNS 인증형 이벤트와 소비형 부스가 중심을 이뤘다.전통문화축제라기보다 단기 체류형 이벤트 행사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축제 운영 역시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주말 내내 특정 체험시설에 관람객이 몰리면서 긴 대기 줄과 혼잡이 반복됐고, 휴식 공간 부족과 동선 불편도 이어졌다.    일부 상인들은 “메인 행사장 주변만 북적였을 뿐 외곽 상권은 축제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11만명 방문 역시 ‘실질 체류 관광객’보다 단순 유동 인구를 합산한 숫자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축제의 본질은 단순 방문객 수가 아니라 지역경제 파급력과 재방문율, 콘텐츠 경쟁력에 있다는 것이다.무엇보다 대구시가 매년 “글로벌 전통문화 관광축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외국인 대상 콘텐츠나 다국어 안내 시스템, 야간 관광 프로그램 등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368년 역사를 가진 국내 대표 한방시장이라는 상징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행사형 축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지역 문화계 한 관계자는 “약령시축제가 지금처럼 보여주기식 흥행과 방문객 숫자 홍보에만 매달린다면 결국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며 “전통은 사라지고 이벤트만 남은 축제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대구약령시가 진정한 전국 대표 문화관광축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몇 명이 왔는가’보다 ‘무엇을 남겼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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