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23일 저녁7시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 골목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시장 입구부터 닭강정과 납작만두, 꼬치구이 등을 사려는 시민들의 긴 줄이 이어졌고, 매대마다 퍼지는 음식 냄새와 버스킹 음악 소리가 늦은 밤까지 시장을 채웠다.최근 경기 침체와 고물가 여파로 시민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이날만큼은 가족과 친구, 연인들의 표정에서 잠시나마 여유와 웃음이 읽혔다.
아이들은 손에 풍선을 쥔 채 시장 골목을 뛰어다녔고 부모들은 벤치에 앉아 음식을 나눠 먹으며 주말 밤 시간을 보냈다.시장 한편에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던 최미숙(26·대구 동구) 씨는 “요즘 외식 물가가 너무 올라 부담이 큰데 야시장에서는 비교적 적은 돈으로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어 자주 찾게 된다”며 “무엇보다 시장에 사람이 많고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져 기분 전환이 된다”고 말했다.이어 “다들 힘든 시기라고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 웃는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대형 쇼핑몰과는 다른 정겨움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경남 고성군에서 친구들과 함께 야시장을 찾은 박아름(23) 씨는 연신 휴대전화로 시장 풍경을 촬영했다.
박 씨는 “SNS에서 유명하다고 해서 처음 와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활기차고 먹거리도 다양해 놀랐다”며 “시장 특유의 분위기와 사람 냄새가 느껴져 여행 온 기분이 더 난다”고 말했다.이날 야시장 무대 주변에는 공연을 보기 위해 시민들이 몰렸고, 음악이 흘러나올 때마다 곳곳에서 박수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잠시 걸음을 멈춘 채 공연을 지켜보거나 휴대전화로 장면을 담았다.상인들도 오랜만에 이어진 인파에 반색했다.
한 상인은 “최근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장사가 많이 힘들었는데 주말마다 젊은 층과 가족 단위 손님이 늘고 있다”며 “손님들이 즐겁게 먹고 웃으면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서문시장 야시장은 단순한 먹거리 공간을 넘어 시민들이 잠시 현실의 무게를 내려놓고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고 있었다.
늦은 밤까지 이어진 사람들의 발걸음과 환한 웃음은, 여전히 전통시장이 시민들 삶 속 가장 가까운 위로의 공간임을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