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대구광역시가 올해도 어김없이 ‘스타기업 육성’을 내걸고 신규 참여기업 모집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역 산업 현장에서 돌아오는 반응은 기대보다 냉소에 가깝다.    수백억 원대 예산이 장기간 투입됐음에도 지역 산업 생태계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현장에서는 “기업을 키운 게 아니라 행정사업만 키웠다”는 비판이 거세다.대구테크노파크와 대구지역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파워풀 스타기업’, ‘스타기업’, ‘Pre-스타기업’을 선정해 연구개발(R&D), 컨설팅, 홍보, 디지털 전환(DX), 인공지능 전환(AX) 등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구시는 이를 지역 대표 기업 육성 정책이라고 설명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전형적 공급자 중심 사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무엇보다 문제는 10년 넘게 이어진 사업의 결과다.    대구는 여전히 청년 유출 전국 최상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제조업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약화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인력난과 자금난 속에 폐업 위기로 내몰리고 있지만 행정기관은 매년 기업 선정 숫자와 지원 건수, 성과 발표회 자료를 반복적으로 내세우며 “기업 육성 성과”를 자평하고 있다.지역 경제계 안팎에서는 이미 이 사업이 일부 기업 중심의 ‘지원사업 순환 구조’로 굳어졌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사업 이름과 지원 항목만 바뀔 뿐 실제 수혜 기업군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행정 대응 경험이 풍부한 기업들이 각종 지원사업을 반복 수혜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것이다.현장 기업들의 피로감은 심각한 수준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현장에서는 당장 직원 월급과 대출 이자를 막지 못해 문 닫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행정은 AI와 디지털 전환 같은 거창한 단어로 포장만 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기술개발보다 사업계획서 쓰고 평가 대응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대구시가 올해 핵심처럼 내세운 AI·DX 정책에 대해서도 `현실 감각 없는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상당수 지역 제조업체들은 기본적인 스마트공장 운영 인력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행정은 마치 모든 기업이 첨단 AI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처럼 성과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성과평가 체계 역시 부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지원기업의 매출 증가와 고용 확대 수치가 실제 정책 효과인지 경기 흐름에 따른 자연 증가인지조차 제대로 검증되지 않고 있다.    단기 실적 위주의 숫자 맞추기에 매몰되면서 기업의 장기 생존 가능성이나 기술 자립도, 지역 정착형 일자리 확대 여부는 사실상 평가 대상에서 밀려났다는 비판이다.일부에서는 이 사업이 사실상 `기관 유지를 위한 사업`으로 변질됐다는 날 선 지적까지 나온다.    지역 산업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라기보다 예산 확보와 사업 규모 확대, 기관 실적 관리가 우선되는 구조 속에서 현장 기업들은 점점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대구 경제는 지금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무너지고 있는데 행정은 여전히 선정식과 성과 발표회, 홍보 자료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며 “기업 몇 곳 선정했다고 산업 생태계가 살아나는 게 아니다. 지금 필요한 건 숫자 장식용 사업이 아니라 실제 현장을 살릴 정책”이라고 비판했다.이어 “성과 없는 사업을 이름만 바꿔 반복하는 방식으로는 지역 산업 붕괴를 막을 수 없다”며 “대구시 기업 지원 정책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