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포항 영일만항을 출발해 울릉도로 향하던 대형 여객선이 항해 도중 발생한 응급환자를 구조하기 위해 한밤중 회항한 사실이 알려지며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수많은 승객의 일정 차질과 운항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선사 측이 “생명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선택하면서 승객들의 공감과 박수를 이끌어냈다.25일 울릉크루즈와 승객들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1시 포항 영일만항을 출항한 뉴씨다오 펄호에서는 항해 도중 70대 여성 승객 A씨가 머리를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당시 선박에는 울릉도로 향하는 승객 1088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객실 역시 대부분 매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들이 휴식을 취하던 자정 무렵 선내에는 의료진을 찾는 긴급 안내 방송이 수차례 이어졌고, 선내 분위기도 급속히 긴장됐다.A씨는 사고 직후 의식을 잃을 정도로 상태가 위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내 응급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선장과 선사 측은 긴급 논의 끝에 결국 회항을 결정했다.당시 뉴씨다오 펄호는 이미 포항을 출항한 지 약 2시간이 지난 상태였다.    하지만 선장은 승객들의 일정 차질과 유류비 손실 등을 감수하더라도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새벽 1시께 포항으로 뱃머리를 돌렸다.선박은 약 2시간 넘게 되돌아간 끝에 새벽 3시께 포항 영일만항에 도착했고, 대기 중이던 119구급대가 A씨를 인계받아 포항 시내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현재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회항 여파로 여객선은 당초 예정 시간보다 늦은 오전 10시께 울릉도에 도착했다.    그러나 대부분 승객은 불만보다는 이해와 응원의 반응을 보였다.대전에서 관광차 울릉도를 찾았다는 김모(67)씨는 “처음에는 갑작스러운 회항 소식에 당황했지만 응급환자가 있다는 설명을 듣고 모두 조용히 상황을 받아들였다”며 “조금 늦더라도 사람 목숨을 살리는 일이 우선이라는 선장의 판단에 오히려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울릉군에 거주하는 최모(57)씨도 “새벽 시간이라 승객들도 피곤했지만 누구 하나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며 “울릉도를 오가는 배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도 한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선사 측의 책임 있는 후속 대응도 승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울릉크루즈 측은 지연 운항에 대한 도의적 사과의 뜻으로 승객 1088명 전원에게 선내 아침 식사를 무료 제공했다.    또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착 이후 일정 안내와 후속 응대에도 적극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지역 해운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두고 단순한 회항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여객선 운항은 시간과 비용, 안전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회항 결정이 결코 쉽지 않다”며 “이번 사례는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둔 판단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최근 울릉도 관광 수요 증가로 여객선 이용객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례는 해상 응급 대응체계와 승객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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