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저출생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구·경북이 처한 현실은 단순한 인구 감소를 넘어 지역 소멸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전국 최하위권 출생률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남은 지역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지방소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대구·경북의 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아이를 낳지 않는 현상으로만 볼 수 없다.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이유는 결국 경제적 불안 때문이다.    안정적인 일자리는 부족하고, 주거비 부담은 커지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기 어려운 현실이 저출생의 근본 원인이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키울 자신이 없다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출산장려금 확대와 육아 지원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현금 지원만으로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이미 확인된 셈이다.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다행히 최근 대구시와 경북도는 저출생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의 ‘저출생과 전쟁’, 대구시의 청년 정착 지원 사업 등은 의미 있는 시도다.    그러나 정책의 성패는 지속성과 실효성에 달려 있다.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청년 고용 확대, 신혼부부 주거 지원, 국공립 돌봄시설 확충, 일·가정 양립 문화 정착 등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무엇보다 지역 기업과 대학, 지방정부가 함께 나서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청년 인재가 지역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높여 청년 유출을 막고,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교육·문화·의료 인프라를 갖추는 일도 시급하다.저출생은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다. 지역 경제와 산업, 교육, 복지 등 사회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생존의 문제다.    대구·경북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 지금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기업과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지방소멸의 경고음은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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