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 기자]1919년 일제강점기 시절 프랑스 파리로 보낼 독립청원서(파리장서)를 비밀리에 찍어내며 영남 선비들의 서슬 퍼런 기개를 드높였던 역사의 현장, 경북 성주 백세각(百世각)이 감동의 아리랑 선율과 만세 함성으로 가득 찼다.성주군은 지난 5월 30일 초전면 백세각에서 군민과 외국인 관광객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활용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모여라 백세각, 문화마당`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1일 밝혔다.이번 행사는 단순한 문화 공연을 넘어, 성주 지역 유림들이 주도한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생생하게 고증하고 지역민과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첫 순서로 강단에 선 정우락 교수는 ‘성주와 파리장서 운동 이야기’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펼쳤다.
정 교수는 당시 전국 유림 137명이 연명한 독립청원서가 이곳 백세각에서 인출(인쇄)되기까지의 긴박했던 전개 과정과 역사적 궤적을 이야기 엮듯 풀어내 청중들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이어진 문화 공연은 우리 소리를 통해 독립 영웅들의 넋을 기리는 장이 됐다.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인 정순임 명창이 무대에 올라 특유의 애끓고 절창인 목소리로 사철가와 안중근가, 유관순가를 열창하자 일부 관객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대미를 장식한 ‘아리랑’ 합창 순서에서는 150여 명의 참석자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운동을 재현, 현장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행사가 열린 백세각은 경북도 유형문화재로, 1919년 파리장서운동 당시 독립청원서를 인쇄했던 민족운동의 산실이다.
성주군은 이날 참가자 전원에게 당시의 긴장감을 느껴볼 수 있도록 영인본 형태로 제작된 ‘파리장서 인출본’을 기념품으로 증정해 행사의 진정성을 더했다.성주군 관계자는 “백세각에 깃든 선열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이 시공간을 초월해 군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을 지속 가능한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한편, 성주군은 국가유산청 공모사업인 고택종갓집활용사업을 통해 향후 ‘성주 백세각 골든징’, ‘성주 사고 실록 봉안 및 포쇄(말리기)’, ‘파리장서 인출 및 독립운동 연극 체험’ 등 오감 만족형 역사문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영남 유교 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