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기초단체장들이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했다.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들은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와 변화에 대한 열망을 표심에 담아냈다.    이제 신임 단체장들은 축하와 환호보다 주민이 부여한 막중한 책임을 먼저 되새겨야 할 때다.지방의 현실은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지방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청년층 유출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특히 대구·경북을 비롯한 비수도권 지역은 소멸위험지역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지역의 존립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경기 침체와 고물가, 소비 위축까지 겹치면서 서민경제의 어려움도 깊어지고 있다.이 같은 위기 속에서 지방행정을 책임지게 된 단체장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다.    선거 기간 내세웠던 장밋빛 공약과 대규모 개발사업보다 주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청년 정착 기반 마련,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주민 삶과 직결된 문제 해결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무엇보다 현장 중심의 행정을 기대한다. 지방자치의 출발점은 주민이다. 행정이 책상 위에서 결정되고 주민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기본이다. 갈등이 있는 현안일수록 주민과 충분히 소통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독선과 불통은 행정 불신만 키울 뿐이다.공직사회 혁신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선거 공신 챙기기식 인사나 측근 위주의 행정 운영은 주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다.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 원칙을 확립하고 공직사회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 공무원들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 또한 단체장의 중요한 역할이다.지방재정 운영의 건전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선심성 사업과 전시행정은 결국 주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한정된 예산을 어디에 우선 투자할 것인지 냉철한 판단과 책임 있는 결단이 요구된다.주민들은 완벽한 단체장을 원하지 않는다. 다만 약속을 지키고, 현장을 찾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 진정성을 다하는 지도자를 원할 뿐이다.    지방자치의 성패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행정의 신뢰에서 결정된다.신임 기초단체장들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선거 승리의 기쁨은 잠시지만 주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시간은 길다. 주민을 위한 행정, 지역을 위한 정책, 미래를 위한 비전으로 신뢰받는 지방정부를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    그것이야말로 유권자가 부여한 권한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책무일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