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화 계열 사업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가 우리 사회에 또 한 번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첨단 기술과 대규모 설비를 자랑하는 국내 대표 기업에서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이 약속되지만 산업현장의 비극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산업재해가 더 이상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산업재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예방할 수 있었던 위험이 방치된 결과이며 안전보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우선시한 사회적 선택의 결과다.    특히 제조업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은 이러한 문제를 결코 남의 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포항 철강산업단지와 구미 국가산업단지, 대구 성서산업단지와 달성산업단지 등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산업현장 곳곳에는 수많은 노동자가 위험과 마주한 채 일하고 있다.실제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비슷하다. 안전수칙 미준수와 형식적인 교육, 노후 설비 방치, 위험 작업의 외주화가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사고 원인이 매번 같다는 것은 기술이나 제도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안전문화가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산업재해가 이어지는 현실은 법만으로는 생명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대구·경북의 산업현장 역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철강과 기계, 자동차부품, 화학산업 등 중후장대 산업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한 번의 안전사고가 대형 참사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수년간 건설현장의 추락사고와 제조업체 끼임사고, 화재·폭발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전을 비용으로 인식하는 한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기업은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안전설비 투자와 위험성 평가, 정기 교육은 의무를 넘어 생존의 조건이 돼야 한다.    현장 노동자가 위험을 발견했을 때 작업 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해야 한다. 생산 차질보다 더 큰 손실은 노동자의 생명을 잃는 일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사후 처벌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산업단지별 안전점검을 상시화하고 중소기업의 안전시설 개선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특히 안전 투자 여력이 부족한 영세 사업장에 대한 실질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단순한 생산 인력이 아니다. 누군가의 부모이고 자녀이며 가족이다.    출근한 노동자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것은 국가와 기업이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약속이다.    대전 한화 안전사고를 계기로 대구·경북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생명보다 중요한 생산은 없고 안전보다 우선하는 이윤도 없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부터 다시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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