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분명한 현실 가운데 하나다.
저출생의 여파로 초·중·고교 학생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으며, 지방에서는 학생 부족으로 학교 통폐합이 추진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학생 수 감소와 교육재정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는 현상은 현행 교육재정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교육재정으로 자동 배분하는 방식이다. 경제 성장과 세수 증가에 따라 교육재정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문제는 학생 수 감소가 교부금 산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예산은 늘어나면서 일부 교육청에서는 예산 집행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물론 교육에 대한 투자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디지털 교육환경 구축, 교육격차 해소, 미래형 인재 양성을 위한 재정 수요도 적지 않다.
그러나 충분한 재정 지원과 효율적 재정 운용은 별개의 문제다.
교육의 질 향상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업에 재원이 투입되거나 남는 예산을 소진하기 위한 사업이 반복된다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특히 저출생 대응, 고령화, 청년 일자리, 지역 균형발전 등 국가적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교육재정만 예외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교육재정의 안정성은 보장하되 변화한 인구구조와 재정 여건을 반영한 제도 개선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교육교부금 제도는 과거 학생 수가 급증하던 시대에 만들어진 틀을 상당 부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현실은 다르다.
학생 수 감소 시대에 걸맞은 재정 배분 기준과 성과 중심의 예산 운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교육재정이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라는 본래 목적에 충실할 수 있도록 효율성과 책임성을 함께 높여야 한다.학생 수 감소에도 교육교부금이 자동적으로 증가하는 현재의 구조는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교육교부금 개혁 논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