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죄가 또다시 한 가정을 파괴했다.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뒤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던 모자가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는 소식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범죄 조직의 교묘한 사기 수법에 속아 평생 모은 재산을 잃은 것도 모자라 결국 소중한 생명까지 잃게 된 것이다.    단순한 금융사기를 넘어 사회적 재난이라 불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보이스피싱은 해마다 진화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 금융감독원은 물론 자녀와 가족까지 사칭하는 수법이 횡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까지 범죄에 악용되면서 일반 시민들이 진위를 가려내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각종 예방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수천억 원에 달했고, 피해자 상당수는 고령층과 사회적 취약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더 심각한 문제는 피해가 단순한 경제적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피해자들은 재산을 잃은 충격과 함께 가족에 대한 미안함, 미래에 대한 불안감, 자신에 대한 자책감에 시달린다.    상당수가 우울증과 대인기피 증상을 겪고 있으며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보이스피싱이 사실상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은 지금의 대응 체계가 충분한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의심 거래에 대한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고 고액 인출이나 이체가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해외에 근거지를 둔 범죄 조직에 대한 국제 공조 수사 역시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예방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형식적인 홍보나 일회성 캠페인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노인복지관과 경로당, 주민센터 등을 중심으로 실제 사례를 활용한 체감형 교육을 확대하고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예방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무엇보다 사회 전체의 경각심이 중요하다. 보이스피싱은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돈을 요구하거나 개인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연락은 일단 의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가족 간에도 평소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의심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상의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자의 재산뿐 아니라 삶의 희망과 가족의 행복까지 빼앗아 간다.    이번 비극이 또 하나의 안타까운 사건으로 잊혀져서는 안 된다.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그것이 억울하게 삶을 마감한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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