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도박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나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교실과 학원, 심지어 가정에서도 도박에 노출되고 있다.
일부 청소년은 단순 이용자를 넘어 회원을 모집하는 `총판` 역할까지 맡으며 범죄의 고리로 빠져들고 있다.
더 이상 청소년 도박을 일부 비행 청소년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문제는 도박의 문턱이 지나치게 낮아졌다는 데 있다.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들은 SNS와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손쉽게 접근한다.
`소액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허황된 광고와 게임을 닮은 화면 구성은 청소년들의 경계심을 무너뜨린다.
여기에 또래 집단의 호기심과 경쟁 심리가 더해지면서 도박은 순식간에 중독으로 번진다.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의 후유증은 심각하다. 빚을 갚기 위해 부모의 돈을 훔치거나 친구를 상대로 사기를 벌이고, 학교폭력과 각종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학업 중단과 우울증, 대인관계 단절 등 정신적·사회적 피해도 크다. 한 번 중독되면 성인이 되어서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그럼에도 우리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 정부는 불법 사이트를 단속한다고 하지만 사이트는 끊임없이 주소를 바꿔가며 살아난다.
학교의 예방교육은 일회성 강의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중독 학생을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치료할 시스템도 부족하다.
가정 역시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과 금융거래를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청소년 도박 문제는 처벌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무엇보다 예방과 치유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학교는 정기적인 도박 예방교육을 의무화하고, 위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상담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은 전문 치료기관과 연계해 중독 학생들이 낙인 없이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정부도 불법 도박 사이트와 총판 조직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플랫폼 사업자와 금융기관, 수사기관 간 공조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청소년 도박은 단순한 호기심이나 일탈이 아니다. 미래 세대를 병들게 하는 사회적 재난이다.
교실까지 침투한 도박의 유혹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그 대가는 결국 사회 전체가 치르게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뒷북 단속이 아니라 선제적 예방과 촘촘한 치유 시스템이다.
국가와 학교, 가정이 함께 나설 때만 청소년 도박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