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가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전·후공정 투자 발표와 관련해 반도체 팹 입지 선정은 정치적 고려가 아닌 산업 경쟁력과 시장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경북도와 대구시는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들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이들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비수도권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반도체 팹 입지는 산업 생태계와 기업 경영 효율성에 대한 객관적 검토 없이 정치적 논리로 결정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정부의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상’에 따라 광주·전남에 첨단 패키징 등 후공정 팹이 조성되는 것은 존중한다고 했다.다만 반도체 전공정 팹 제조시설까지 호남권에 지정한 데 대해서는 전력, 산업용수, 협력업체 생태계, 전문인력, 물류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평가 절차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이 지사는 “이번 발표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제정과 국가첨단전략산업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에 투입된 국회와 정부, 국민의 노력을 무색하게 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대구·경북은 호남권에 전공정 팹이 들어설 경우 지역 반도체 협력기업들이 대기업을 따라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이 지사는 “과거 삼성전자가 휴대폰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겼을 때 지역 핵심 협력업체들이 줄줄이 해외로 떠나야 했다”며 “대기업 이전은 공장 하나가 없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 전반을 뒤흔드는 연쇄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이어 “대경권에는 470여 개의 반도체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다”며 “호남권에 전공정 팹까지 일괄 배치되면 수십 년간 축적된 기술 자산과 산업 생태계가 해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대구·경북은 지역이 반도체 전공정 팹의 최적지라는 점도 강조했다.2023년 지정된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경북에는 SK실트론, LG이노텍, 원익QnC 등이, 대구에는 이수페타시스, 에스앤에스텍, 대구텍 등이 자리하고 있다.또 470여 개 반도체 협력기업과 1천700여 개 소부장 전문기업이 산업 생태계를 이루고 있으며, 포항공대와 DGIST, 경북대, 금오공대 등 대학·연구기관도 전문인력 공급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와 함께 원자력 기반의 안정적인 전력, 산업용수, 입지와 물류망 등 반도체 팹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이 지사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이미 검증된 클러스터와 공급망을 중심으로 기업의 자율적 투자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그는 또 “지역을 차별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투자 결정이 수년 뒤 어떤 결과를 낳을지 걱정스럽다”며 “이번 발표가 국민 전체를 향한 공정한 결정인지, 특정 지역을 배제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인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모든 지역에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는 시장경제 원칙을 지키기 위해 책임 있는 목소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