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한파가 일상이 된 시대다. 냉난방 기능과 버스정보 안내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버스정류장은 시민 편의를 넘어 안전을 책임지는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현장을 둘러보면 기대와 현실의 간극은 적지 않다. 냉방기가 멈춰 있거나 자동문이 작동하지 않고, 버스 도착 안내가 꺼진 채 방치된 정류장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설치에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관리에는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은 경쟁적으로 스마트 버스정류장을 확대하고 있다.
도시의 이미지를 높이고 대중교통 이용 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에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설치가 행정의 목표가 되고, 운영과 유지관리는 뒷전으로 밀리는 데 있다.
시민이 필요한 것은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언제 찾아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정류장이다.스마트 시설은 일반 시설보다 유지관리의 중요성이 훨씬 크다.
냉난방 장치와 공기정화 시스템, 각종 전자장비는 정기적인 점검과 신속한 보수가 뒤따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특히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냉방기 고장이 곧 시민 불편과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작은 고장을 제때 해결하지 못하면 시설 전체에 대한 신뢰도 무너진다.이제 행정의 평가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몇 개를 설치했는지가 아니라 정상 가동률이 얼마나 되는지, 고장 신고 후 얼마나 빨리 복구하는지, 시민 만족도가 어떤지가 성과의 잣대가 돼야 한다.
정기점검 결과와 유지관리 실적을 공개하고, 책임 있는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세금으로 만든 공공시설은 설치 순간이 아니라 시민이 매일 편리하게 이용할 때 비로소 가치를 갖는다.
스마트 버스정류장의 경쟁력은 첨단 기술이 아니라 꾸준한 관리에 있다.
보여주기 행정에서 벗어나 시민이 체감하는 행정으로 바뀔 때 스마트 버스정류장은 이름 그대로 `스마트한 공공서비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