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지방정부가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선거를 통해 주민의 선택을 받았고, 이제는 공약을 실천으로 증명해야 할 시간이다.    선거 기간 내내 내세웠던 `소통`과 `혁신`, `민생`은 취임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임기 내내 행정의 기준이 되고 정책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 지방정부를 둘러싼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역경제 침체와 인구 감소, 청년 유출, 저출생·고령화, 지방소멸 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재정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주민들의 행정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의 삶을 중심에 둔 실용 행정이 필요하다.새 지방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초심을 잃는 일이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공약이 후순위로 밀리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행정의 우선순위를 대신한다면 주민의 신뢰는 오래가지 못한다.    보여주기식 행사나 단기 성과를 위한 전시성 사업에 매달릴 여유도 없다. 지역의 미래를 바꿀 정책이라면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책임 있는 결단도 필요하다.인사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지방행정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    능력과 전문성보다 측근이나 선거 공신을 앞세우는 인사는 조직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공직사회의 신뢰를 훼손한다.    공정한 인사는 선택이 아니라 행정의 기본 원칙이다. 공직자가 정치가 아닌 주민만 바라보고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단체장의 책무다.재정 운용도 더욱 신중해야 한다. 한정된 예산은 지역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교육과 복지, 안전 등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 우선 배분돼야 한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개발사업이나 전시성 행사도 사업성과 재정 건전성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지방정부의 빚은 결국 미래 세대와 주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과의 약속이다. 선거 때는 주민을 만나고, 당선 뒤에는 행정조직만 바라보는 모습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필요하면 계획을 수정하는 유연함도 행정의 능력이다. 불편한 목소리까지 귀담아듣는 자세가 진정한 소통이다.지방자치는 주민의 신뢰 위에서만 성공할 수 있다. 초심은 취임식의 구호가 아니라 임기 마지막 날까지 지켜야 할 원칙이다.    주민을 위한 약속을 끝까지 실천하고, 성과는 주민의 삶의 변화로 증명하는 지방정부만이 지역의 미래를 열 수 있다.    새 지방정부가 초심을 잃지 않고 책임 있는 행정으로 주민의 기대에 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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