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열린 제2회 세계녹색성장포럼(World Green Growth Forum)은 단순한 국제행사를 넘어 경상북도가 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성장 전략을 세계와 공유한 의미 있는 무대였다.
`경계를 넘어, 새로운 녹색 미래로(Beyond Boundaries, A New Green Future)`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50여 개국에서 800여 명의 전문가와 기업인,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참여해 녹색성장의 방향을 논의했다.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국제 녹색성장 플랫폼으로서 경북의 위상을 확인한 자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위험이 아니다. 폭염과 집중호우, 해수면 상승, 농수산업 피해는 이미 우리의 일상이 됐다.
이제 탄소중립은 환경정책의 한 분야가 아니라 산업과 경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경북이 원자력과 청정수소, 탄소포집·활용(CCU), 직접공기포집(DAC) 등 기후테크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것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특히 포항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철강도시에서 그린철강과 이차전지, 수소산업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산업도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산업구조를 유지하면서도 탄소배출을 줄이고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려는 노력은 다른 산업도시에도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
산업과 환경을 대립의 관계가 아니라 공존의 가치로 접근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그러나 국제포럼의 성공이 곧 녹색전환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포럼에서 제시된 비전과 선언은 실제 정책과 투자, 산업 현장의 변화로 이어질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
기후테크 산업은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와 전문 인력 양성, 기업 유치, 규제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선언적 구호만으로는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이 녹색전환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와 수소산업, 탄소저감 기술이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지고 지역 기업의 성장으로 연결될 때 녹색성장은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지역경제와 분리된 녹색정책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또한 녹색전환은 행정만의 과제가 아니다. 기업은 친환경 기술혁신에 적극 투자하고, 대학과 연구기관은 미래 인재를 양성하며, 시민은 생활 속 탄소감축 실천에 동참해야 한다. 지방정부는 이들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국제협력 역시 일회성 행사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기술 교류와 공동연구, 투자 유치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경북은 제조업과 에너지 산업 기반을 동시에 갖춘 국내 몇 안 되는 지역이다.
이는 녹색산업으로의 전환에 있어 큰 강점이자 기회다. 이번 세계녹색성장포럼을 계기로 경북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녹색혁신을 이끄는 거점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기후위기는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빠르고 치밀하게 준비하느냐다.
경북이 제시한 녹색전환 비전이 국제사회의 공감을 넘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때, 세계녹색성장포럼은 일회성 행사가 아닌 미래를 바꾸는 출발점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