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윤성원] 상품성이 떨어져 폐기되던 참외가 친환경 비건 가죽으로 다시 태어났다.
칠곡군이 국내 최초로 참외 부산물을 활용한 식물성 친환경 가죽 개발과 상품화에 성공하면서 농업 부산물의 새로운 활용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한때 가격 안정을 위한 수매 과정에서 폐기되거나 장마철 낙동강으로 떠내려가 환경문제를 일으키던 참외가 이제는 가방과 카드지갑, 명함지갑, 펜케이스 등의 원단으로 재탄생했다.
농산물 폐기 문제를 해결하려는 작은 아이디어가 친환경 신소재 산업으로 이어진 것이다.이번 성과는 칠곡군농업기술센터의 현장 고민에서 시작됐다. 2024년 장마철마다 상품성이 떨어진 참외가 대량 폐기되는 현실을 접한 연구진은 농민들이 정성껏 재배한 참외를 단순 폐기하는 대신 새로운 산업 소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초기에는 참외를 통째로 건조해 가죽을 만드는 실험을 진행했지만 높은 수분과 당분 때문에 원단의 강도와 내구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진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참외 속은 축산 사료로 활용하고, 껍질만 건조·분말화해 식물성 원단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연구 방향을 전환했고, 마침내 기능성과 내구성을 갖춘 참외 비건 가죽 개발에 성공했다.이후 개발은 속도를 냈다. 2024년 10월 친환경 식물성 소재 전문기업과 공동 연구를 시작했고, 같은 해 12월 참외 가죽 원단 생산에 성공했다.
이어 친환경 패션브랜드 ㈜할리케이와 협업해 가방과 카드지갑, 명함지갑, 펜케이스 등 다양한 시제품을 제작하며 본격적인 상품화 단계에 들어섰다.참외 부산물을 활용한 비건 가죽 개발은 국내 첫 사례다. 기존에는 선인장이나 사과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가죽은 있었지만 참외를 활용한 사례는 없었다.기술력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2026년 1월 국내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제품 인증을 획득했으며, 참외 함유율도 초기 4%에서 7%, 현재는 10%까지 끌어올렸다.
칠곡군은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함유율 22% 달성을 목표로 후속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친환경 소비와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칠곡군이 SNS를 통해 공개한 참외 가죽 제품은 조회수 100만 회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았고, 지역 공방 `참예담`이 제작한 제품은 북삼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 협업 제품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목표 금액을 조기에 달성하며 시장성도 입증했다.칠곡군은 앞으로 가방과 소품에 머물지 않고 자동차 내장재와 생활용품 등 친환경 산업 소재로 활용 범위를 확대해 지역 신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참외 가죽에는 지역의 정체성도 담았다. 아이보리 색상은 참외 속살, 노란색은 참외 열매, 초록색은 참외 잎, 검은색은 참외가 자라는 땅을 상징해 칠곡의 대표 농산물을 디자인에 녹여냈다.김재욱 칠곡군수는 "상품성이 떨어진 농산물도 아이디어와 기술을 만나면 새로운 산업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도 적극행정과 연구개발을 통해 농업 부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