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시작과 함께 거리는 활기로 가득해야 마땅하지만, 공공기관 근로자들과 인근 주민들에게 여름은 창문조차 열지 못하는 가혹한 계절이다.
확성기를 타고 흐르는 자극적인 구호와 귀를 찢는 소음이 연일 이어지기 때문이다. 헌법 제21조가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다.
그러나 타인의 일상을 파괴하는 소음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역시 이를 규제하고 있지만, 현장에는 치명적인 입법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바로 소음측정 대상의 범위 문제다. 집시법 시행령 제14조 별표 2에 따르면 소음측정 장소는 주거지역, 학교, 종합병원, 공공기관 등으로 구분된다.
문제는 세부 조항이다. 해당 규정에는 ‘주된 건물의 경비 등을 위하여 사용되는 부속 건물, 광장·공원이나 도로상의 영업시설물 등은 소음 측정 장소에서 제외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관공서 정문 앞 주차관리소나 경비실 같은 부속건물을 측정 대상에서 원천 배제한 것이다. 과거 입법 당시에는 경비실을 주된 업무 공간이 아닌, 일시 체류하는 보조적 공간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소음원과 너무 가까워 측정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집회의 자유와 기계적 균형을 맞추려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현대의 노동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 낡은 시각이다.
오늘날 공공기관 등의 정문 경비실과 주차관리소는 스마트 관제시스템 운용, 방문객 안내, 시설 방호 등을 위해 다수의 인력이 교대조로 24시간 내내 상주하며 고도의 정신 집중 업무를 수행하는 ‘실질적인 주 근무 공간’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건물의 주·부속 관계라는 형식적인 건축법적 개념에 갇혀, 소음 최전선 근로자들의 평온권과 건강권을 배제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다.
벽면을 타고 울리는 저주파 소음은 청각 저하와 두통 등 심각한 스트레스를 유발하지만, 법령에 묶인 현장 경찰관이 적극적인 규제 조치를 하기 어려운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소음 규제의 실효성이다. 기준 위반 시 내리는 소음유지·중지명령은 잠시 소리를 낮췄다 다시 높이는 꼼수 앞에서는 무력하며, 사법처리가 되더라도 50만 원 이하의 벌금에 불과해 억제력이 떨어진다. 이제는 제도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실질적인 피해가 집중되는 주차관리소와 경비실 등 부속건물을 소음 측정 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하는 집시법 조항을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
아울러 집회 주최 측도 자신의 권리를 위해 타인의 일상을 희생시키는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민주주의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나의 자유를 향유하는 ‘공존의 예술’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의 집회 문화가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는 품격 있는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