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밖에 5분만 서 있어도 숨이 턱 막힙니다."
12일 오후 2시께 대구 중구 동성로. 횡단보도 앞에 선 시민들은 신호를 기다리기보다 그늘을 찾아 움직였다.
양산 아래로도 땀방울이 흘렀고, 손선풍기는 쉬지 않고 돌아갔다.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에서는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건물 외벽에서 반사된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도심은 거대한 찜통을 방불케 했다.평소 인파로 북적이는 거리도 한산했다. 시민들은 발걸음을 재촉했고, 편의점과 카페에는 더위를 피해 들어온 사람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얼음컵과 생수 진열대는 금세 비워졌고, 냉방기 앞에서 더위를 식히는 모습도 쉽게 눈에 띄었다.대구·경북에는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했고, 도심 체감온도는 이를 웃도는 듯했다.
시민들은 "대프리카라는 말도 이제는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동성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성훈(53)씨는 "점심시간이 지나면 거리에 사람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며 "더위를 피해 외출을 미루는 사람이 많아 장사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직장인 박지연(37·대구 수성구)씨는 "출퇴근길 10분이 한참처럼 느껴진다"며 "양산과 손선풍기가 없으면 걷기 힘들 정도다. 지하철역에 도착하면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고 했다.폭염은 야외 노동자들에게 더욱 가혹했다. 공사장에서는 작업자들이 그늘막 아래에서 얼음물을 마시며 연신 땀을 닦았고, 택배기사와 배달기사들은 뜨거운 도로 위를 쉴 새 없이 오갔다.
현장마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휴식시간이 늘었지만 기록적인 더위를 버티기에는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달서구에 거주하는최순옥(70)씨는 "밤에도 열기가 쉽게 식지 않아 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며 "낮에는 외출을 삼가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기상청은 당분간 대구·경북 지역에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한낮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뜨거운 햇볕 아래 사람들의 발걸음은 빨라졌고, 그늘은 잠시 숨을 고르는 공간이 됐다.
`대프리카`라는 오래된 별명마저 무색하게 만든 올여름 폭염. 대구 시민들은 오늘도 거대한 열기 속에서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