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최근 장애아전문 어린이집 아동학대 의혹 사건과 관련해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보호와 돌봄이 이뤄져야 할 어린이집에서 학대 정황이 드러났다는 사실은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더욱이 피해 아동들이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표현하기 어려운 장애아동이라는 점에서 사건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사건은 특정 시설의 일탈을 넘어 장애아동 보육체계 전반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요구하고 있다.장애아동은 일반 아동보다 학대에 더욱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다. 의사소통의 한계로 인해 피해 사실을 제때 알리기 어렵고, 주변에서도 이상 징후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장애아전문 어린이집은 일반 보육시설보다 더욱 엄격한 관리와 감독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대 의혹이 발생했다는 것은 현행 관리 시스템에 적지 않은 허점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구시는 긴급대책회의를 통해 재발 방지와 관리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회의 개최 자체가 아니다. 사건 발생 때마다 반복되는 대책회의와 재발 방지 약속이 실제 현장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보여주기식 대응으로는 시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우선 철저한 진상 규명이 선행돼야 한다. 학대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은 물론 시설 운영과 관리·감독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사건을 개인의 일탈로만 축소해서는 안 된다. 관리체계의 허점이 있었다면 그 책임 또한 분명히 물어야 한다.아울러 장애아전문 어린이집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CCTV 관리 강화, 외부 전문가 참여 점검, 종사자 인권 및 아동권리 교육 확대, 학부모와의 소통 강화 등 실질적인 예방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동시에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과 적정 인력 확보 역시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이 학대를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안정적인 보육 여건 조성은 예방의 중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아동의 안전과 인권이다. 아이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어렵다.
사회와 행정이 대신 보호해야 한다. 특히 장애아동에게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자 생활공간이며 세상과 소통하는 중요한 창구다.
그 공간에서조차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돌봄 시스템은 존재 이유를 잃게 된다.대구시는 이번 긴급대책회의를 계기로 장애아동 보육 정책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일회성 점검과 선언적 대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장애아동과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대구시가 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책임 있는 행정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