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윤성원기자] 영천시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7급 공무원이 회계시스템을 조작해 25억원대의 공금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직원은 8개월여 동안 230여 차례에 걸쳐 자금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김병삼 영천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 회계사무 점검 과정에서 모 행정복지센터 7급 공무원의 공금 유용 사실을 확인했다”며 시민들에게 공식 사과했다.영천시에 따르면 해당 공무원은 2025년 7월부터 회계업무를 담당했다.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올해 7월 6일까지 회계시스템을 허위로 조작해 본인 명의 계좌로 자금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공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유용 횟수는 230여 차례, 피해 규모는 25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천시는 지난 7월 14일 관련 사실을 확인한 직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단일 기초자치단체의 읍·면·동 회계담당 공무원이 장기간에 걸쳐 수백 차례 공금을 빼돌렸다는 점에서 내부통제와 관리·감독 체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특히 수십억원의 자금이 반복적으로 개인 계좌로 이체되는 동안 결재권자와 회계책임자, 감사부서가 이를 적발하지 못했다면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조직적인 관리 부실 여부도 수사와 감사 과정에서 규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김 시장은 “비위가 언제 발생했는지를 떠나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은 현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저와 민선 9기 영천시의 책무”라고 밝혔다.영천시는 사건 대응을 위해 지난 7월 15일 실무 대응팀을 구성하고 비상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시는 우선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해당 공무원을 엄중 문책하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관련자들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유용된 공금은 재산 추적과 가압류 등 가능한 법적 수단을 동원해 환수할 계획이다.공금 유용으로 대금을 지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업체와 개인 등 정당한 채권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지급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시는 이번 사건으로 선의의 채권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설명했다.본청과 읍·면·동 전 부서를 대상으로 한 특정감사도 실시한다.
회계와 자금집행, 계약 등 회계사무 전반을 점검하고 공직감찰을 강화해 유사 사례가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감사 과정에서 추가 비위나 관리·감독 소홀이 확인될 경우 직급과 지위를 불문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도 밝혔다.김 시장은 “이번 사건을 일부 공무원의 일탈과 업무 소홀로 치부하지 않겠다”며 “사건의 진상을 투명하게 규명하고 근본적인 회계시스템 혁신과 내부통제 강화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이번 사건의 핵심은 거액의 공금이 수개월간 반복적으로 빠져나가는 동안 내부 결재와 회계검증 시스템이 왜 이를 차단하지 못했느냐는 데 있다.
경찰 수사와 함께 결재선, 감독 책임, 정기 회계검사 이행 여부 등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