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밤에 갑자기 응급환자가 생기면 이제는 한 시간 넘게 달려야 합니다." 경북 북부지역에 사는 주민 A씨는 최근 가족이 심한 복통을 호소했지만 가까운 병원 응급실이 야간 진료를 하지 않아 70㎞ 이상 떨어진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야 했다.    이동하는 동안 환자의 상태는 계속 악화됐고, 보호자는 `혹시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밤새 마음을 졸였다.중소도시 병원들의 야간응급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    경영난과 의료인력 부족,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맞물리면서 지역 응급의료체계가 빠르게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료계는 더 이상 개별 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 의료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국가적 위기라고 진단한다.실제 지방 중소병원들은 야간 응급실을 운영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에 놓여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당직 의료진 확보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간호사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반면 응급의료 수가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병원들은 공공성을 이유로 적자를 감수해 왔지만 이제는 버티기조차 힘든 상황이다.경북의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야간 응급실은 지역 주민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운영비가 수입을 크게 웃돈다"며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응급실 운영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병원이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야간응급실 폐쇄는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된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중증외상은 치료가 수십 분만 늦어져도 생존율과 후유장애 발생 가능성이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응급실이 없는 지역 주민들은 결국 먼 도시 병원을 찾아야 하고, 그만큼 골든타임 확보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119구급대 역시 장거리 이송이 일상화되면서 현장 대응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 지역 소방 관계자는 "응급환자를 권역센터까지 이송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다른 응급출동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지역 응급의료기관이 제 역할을 해야 전체 응급의료체계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문제는 권역응급의료센터도 여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중소도시 환자가 대도시 병원으로 몰리면서 응급실 과밀화와 병상 부족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대기시간은 길어지고 의료진의 업무 부담도 갈수록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전문가들은 필수의료를 시장 논리만으로 유지하기에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한다.    응급실은 수익시설이 아니라 국민 생명을 지키는 공공 인프라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의료계는 응급실 운영 적자를 보전하는 공공정책수가 확대와 지방 근무 의료인력 지원, 응급의료기관 운영비 국고 지원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지역별 의료수요를 반영한 응급의료 전달체계 개편과 지방 의료인력 유인책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정부는 지역완결형 필수의료체계 구축과 응급의료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체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설과 장비 지원을 넘어 응급실을 실제 운영할 수 있는 인력과 재정 지원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지방 의료공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전문가들은 "응급의료는 지방과 수도권을 구분해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며 "중소도시 야간응급실이 사라지는 것은 결국 국민 생명권이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현실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았다.지방소멸이 현실이 된 지금, 중소도시 야간응급실의 잇단 폐쇄는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에서 아프면 제때 치료받을 수 있다는 최소한의 안전망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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