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세계 산업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AI 경쟁은 더 이상 소프트웨어 기술만의 싸움이 아니다.    AI를 구현하는 반도체, 그리고 반도체를 뒷받침하는 첨단소재와 제조기술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런 시점에서 구미시가 AI 반도체 시대를 겨냥한 첨단소재 산업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지역 경제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다.구미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다.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전자와 정보통신 산업을 이끌며 한때 `수출 한국`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산업구조 변화, 수도권으로의 기업과 인재 집중은 구미 경제의 성장세를 둔화시켰다.    지역의 제조 경쟁력은 여전히 탄탄하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AI 반도체 산업은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분야다.    특히 반도체는 설계와 제조뿐 아니라 고기능성 소재와 패키징, 방열기술, 화학소재, 세라믹 등 첨단소재 산업이 함께 성장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소재 경쟁력이 곧 반도체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구미가 첨단소재 중심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은 방향을 제대로 읽은 것이다.구미가 가진 강점도 적지 않다. 국가산단을 기반으로 한 제조 인프라와 축적된 산업기술, 연구기관, 대학, 기업 네트워크는 다른 지역이 쉽게 갖출 수 없는 자산이다.    여기에 AI 반도체 소재 기업과 연구개발(R&D) 기능이 더해진다면 구미는 생산과 연구, 실증을 아우르는 첨단산업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청년 인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하지만 산업 생태계는 선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업 몇 곳을 유치했다고 첨단산업 도시가 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우선이다.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 신속한 행정지원,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전문인력 양성체계 구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과 실증 지원도 필수적이다.정부와 경북도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AI 반도체와 첨단소재는 국가 전략산업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투자와 연구개발 기능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고, 구미가 국가 첨단전략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과감한 재정지원과 규제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지역 스스로도 대기업 중심의 투자 유치에 머물 것이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공급망을 구축해야 산업 생태계가 지속성을 갖는다.산업 경쟁은 속도전이다. AI 반도체 시장은 이미 세계 각국이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다시 따라잡기 어렵다. 구미가 과거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영광을 미래 첨단산업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과 흔들림 없는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AI 반도체 시대의 핵심은 기술이고, 기술의 근간은 첨단소재다.    구미가 첨단소재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한다면 이는 단순히 한 도시의 산업 육성을 넘어 대구·경북 제조업의 체질을 바꾸고 대한민국 첨단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성과가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꾸준한 투자와 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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