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이 국립 문화유산 연구기관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대가야의 수도였던 고령을 국가 문화유산 연구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기관 유치 경쟁을 넘어 우리 고대사 연구의 새로운 축을 세우고,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문화 경쟁력을 높이는 의미 있는 도전이다.고령은 대한민국 가야문화의 중심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산동 고분군을 비롯해 대가야박물관, 대가야궁성지, 주산성 등 가야사를 입증하는 핵심 문화유산이 밀집해 있다.
수십 년간 축적된 발굴 성과와 연구 자료는 물론 국내외 학계가 인정하는 역사적 상징성까지 갖추고 있다.
이런 지역에 국가 차원의 문화유산 연구기관이 들어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더욱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이후 가야사 연구와 보존에 대한 국가적 책무는 한층 커졌다.
하지만 현재 문화유산 연구 인프라는 수도권과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으며, 가야문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국가기관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세계유산의 체계적인 조사와 보존, 첨단 디지털 기록화, 국제 학술교류까지 수행할 전문 연구기관 설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국립 문화유산 연구기관이 고령에 들어서면 파급효과는 적지 않다.
연구와 보존 기능은 물론 교육과 전시, 문화관광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국내외 연구자들이 상시 찾는 학술 거점이 되고, 청년 연구인력과 문화산업이 지역에 뿌리내리는 계기도 될 것이다.
이는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역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하는 국가균형발전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물론 유치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중앙정부를 설득할 논리와 타당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갖춰야 한다.
연구 기능과 역할, 부지와 기반시설, 접근성, 산학연 협력 체계, 운영 계획 등을 치밀하게 마련해야 한다.
경북도와 인근 지자체, 정치권, 학계가 힘을 모아 국가사업으로 추진해야 할 이유를 분명히 제시하는 일도 중요하다.문화유산은 과거를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래 세대에게 역사와 정체성을 전하는 국가 자산이며,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고령은 국립 문화유산 연구기관이 자리하기에 가장 설득력 있는 후보지 가운데 하나다.정부도 이제는 문화유산 정책의 무게중심을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연구기관의 입지는 역사성과 연구 효율성, 국가적 활용 가치가 우선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고령은 충분한 명분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국립 문화유산 연구기관 유치가 대가야 문화의 새로운 도약은 물론 대한민국 문화유산 정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