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이종환기자] 오랜 세월 붓과 먹을 벗 삼아 작품 활동을 이어온 서예·문인화 작가 오정(烏亭) 정선옥(79)이 산수(傘壽·80세)를 앞두고 경북 경산역에서 깊은 묵향을 풀어놓고 있다.경산에서 활동하는 정 작가는 지난 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경산역 맞이방 갤러리에서 세 번째 개인전 `烏亭 鄭仙玉 墨香展`(오정 정선옥 묵향전)을 열고 있다.이번 전시에는 정 작가가 지난 2년간 정성껏 준비한 작품 가운데 엄선한 서예와 문인화 30여점이 관람객을 맞는다.전시 공간은 경산역 2층 대합실에 마련된 맞이방 갤러리다.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자연스럽게 문화예술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조성된 열린 전시공간으로, 경산역 이용객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자유롭게 입장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바쁜 발걸음이 오가는 기차역이라는 일상의 공간과 먹의 고요한 정취가 어우러진다는 점도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오정 정선옥 묵향전`에서는 정통 한문 서예에 현대적인 감각의 한글 캘리그라피를 접목한 작품과 다양한 문인화를 함께 만날 수 있다.한문 작품에는 한글로 뜻을 풀어낸 표현을 곁들여 서예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도 작품에 담긴 의미와 메시지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정 작가는 이번 전시 작품 가운데 서예에서는 `근위무가지보`(勤爲無價之寶)와 `수욕정풍부지 자욕양친부대`(樹欲靜風不止 子欲養親不待)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근위무가지보`는 부지런함이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수욕정풍부지 자욕양친부대`는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려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뜻으로 부모에 대한 효와 삶의 덧없음을 되새기게 한다.문인화 가운데서는 `청향삼우`(淸香三友)와 `장미`를 주요 작품으로 꼽았다.절제된 먹과 붓의 선을 통해 대상의 외형뿐 아니라 내면의 정취와 여운을 담아내는 문인화 특유의 멋을 보여준다.이번 개인전은 정 작가가 2024년 고향인 포항에서 열린 `제7회 포은서예국제대전(교류전)`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은 이후 2년 동안 준비한 결과물이기도 하다.당시 정 작가는 한문 예서 작품 `포은선생시`를 출품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포은서예국제대전은 고려시대 충신이자 유학자인 포은 정몽주 선생의 충절과 학덕을 기리기 위해 그의 고향인 포항에서 마련된 문화예술 행사다.정 작가의 작품 활동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다.지난해에는 중국 초청으로 한·중 교류전에 참여하는 등 산수를 한 해 앞둔 나이에도 꾸준히 붓을 잡으며 작품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이번 전시는 화려함보다는 오랜 시간 붓을 잡아온 작가의 내공과 먹이 만들어내는 고요함을 시민들의 일상 속 공간에서 나눈다는 데 의미가 있다.정 작가는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붓을 잡아온 시간이 어느덧 세 번째 전시로 이어졌다"며 "먹향이 전하는 고요함과 여운이 잠시나마 바쁜 일상 속 쉼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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