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해묵은 취수원 문제가 다시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대구시는 13일 문산정수장에서 ‘취수원 신대안 지역검증단’ 첫 회의를 열고 복류수·강변여과수 개발 방안에 대한 지역 차원의 교차·추가 검증에 들어간다.    정부와 대구시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검증과 별개로 지역 전문가들이 직접 수량과 수질, 오염사고 대응, 장기 운영 가능성 등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검증단은 대구정책연구원과 지역 학계·물 분야 전문가, 대구시 실무진 등 21명으로 구성됐다.대구 취수원 문제는 30년 넘게 지역사회를 짓눌러 온 난제다.    안전한 먹는 물을 확보해야 한다는 시민 요구는 한결같았지만 그동안 제시된 대안마다 지역 간 이해관계와 수량 확보 문제, 사업비와 기술적 타당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22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도 지역 간 합의를 이루지 못해 사업이 장기간 표류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정부는 지난 4월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에 다시 착수했다.이번 검증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하나의 대안을 내놓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복류수와 강변여과수가 대구 시민의 먹는 물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확인해야 한다.    정부는 문산정수장에서 복류수 실증시설을 가동하며 수질과 수량 확보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실증 과정에서는 낙동강 원수를 활용해 복류수 취수 방식의 안정성을 확인하고 있다.핵심은 ‘하루 60만t’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다. 평상시 일정한 수량을 얻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갈수기와 극심한 가뭄에도 필요한 취수량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장기간 시설을 가동할 때 관로가 막히거나 취수 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은 없는지, 시설 유지·관리에는 어느 정도 비용이 드는지도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    지역검증단이 수량·운영, 수질·사고대응, 소통·갈등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매월 검증하기로 한 것도 이런 복합적인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서다.수질 안전성은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취수원의 존재 이유는 시민에게 안전한 물을 공급하는 데 있다.    복류수나 강변여과수가 기존 방식보다 수질 개선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장기간 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대안이 될 수 없다.    낙동강에서 돌발적인 수질오염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도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    정부 역시 타당성조사에서 수질과 수량, 수질사고 대응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검증 과정의 투명성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취수원 문제는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랜 논란을 거치면서 시민의 불신과 지역 간 갈등까지 쌓였다. 전문가 몇 사람이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린다고 해서 시민의 우려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증 데이터와 검증 과정, 문제점과 한계까지 가능한 범위에서 공개해야 한다.    정부도 실증 데이터를 전문가 및 대구시와 함께 검증하고 결과를 공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특정 방안을 미리 정답으로 정해놓고 검증하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 한다.    정부의 타당성조사에서는 복류수·강변여과수뿐 아니라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 안동댐 활용 등 주요 공급방안도 비교·검토한다.    결국 어느 방안이 시민에게 가장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놓고 판단해야 한다.대구 시민은 너무 오래 기다렸다. 취수원 문제가 정권과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방안이 등장했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을 더는 반복해선 안 된다.    정치적 이해득실이나 지역 간 힘겨루기가 과학적 판단을 앞서서도 안 된다.이번 지역검증단 출범은 그래서 무거운 책임을 안고 있다. 정부의 실증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지역 논리를 앞세워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수량과 수질, 경제성, 오염사고 대응 능력과 장기적인 유지관리까지 숫자와 데이터로 따져 최적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먹는 물보다 중요한 민생은 드물다. 대구 취수원 문제는 이제 ‘어떤 방안을 검토할 것인가’를 넘어 ‘언제 확실한 결론을 내리고 실행할 것인가’를 물어야 할 때다.    이번만큼은 철저한 과학적 검증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내야 한다.    30년 넘게 이어진 대구 물 문제에 더 이상의 시간 낭비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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