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영화제의 초석을 놓고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이끌어 온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2026 한국영화공로상’을 받는다.부산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에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적인 출범을 이끌고 한국과 아시아 영화를 세계 무대에 알리는 데 평생을 바쳐온 김동호 전 이사장을 올해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김 전 이사장은 문화행정가에서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다시 영화인과 교육자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한국 영화문화의 성장 과정과 함께해 온 인물이다.
특히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당시 초대 집행위원장을 맡아 영화제를 세계적인 영화인들의 교류 무대로 성장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김 전 이사장은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를 거쳐 영화진흥공사 사장, 예술의전당 초대 사장, 문화부 차관 등을 역임하며 대한민국 문화행정의 기반을 다졌다.그가 한국영화사에 또 하나의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것은 1996년이다.부산국제영화제 초대 집행위원장으로 취임한 그는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제대로 된 국제영화제가 자리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딛고 영화제의 성공적인 출범을 이끌었다.1996년부터 2010년까지 15년 동안 집행위원장을 맡아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영화제로 성장하는 기반을 닦았다.특히 영화제 출범 초기 상영작에 대한 사전 심의 관행에 맞서 표현의 자유와 영화제의 독립성을 지키려 했던 그의 선택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이를 바탕으로 부산국제영화제는 국내외 영화인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새로운 아시아 영화를 발굴하는 동시에 세계 영화인들이 부산에서 만나 교류하는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집행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김 전 이사장의 영화계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원장을 맡아 한국영화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 양성에 나섰고,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과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영화와 문화정책 발전에 지속적으로 힘을 보탰다.국제 영화계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을 비롯해 로테르담국제영화제와 후쿠오카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며 한국과 아시아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영화제를 만들고 운영하는 행정가에 머물지 않고 세계 각국의 영화 현장을 직접 누비며 한국영화의 국제적 외연을 넓히는 데 힘을 보탠 셈이다.영화를 향한 김 전 이사장의 도전은 은퇴 이후 오히려 새로운 모습으로 이어졌다.그의 영화 인생을 되짚은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는 2024년 칸영화제 칸 클래식에 초청되며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이듬해에는 직접 카메라 뒤에 섰다.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등 세계적인 영화 거장들과 함께 작업한 장편 다큐멘터리 ‘미스터김, 영화관에 가다’로 감독으로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이 작품은 2025년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특별상영에 초청됐다. 88세의 나이에도 직접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누빈 그의 모습은 평생 이어진 영화에 대한 열정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줬다.김 전 이사장은 앞서 2013년 단편 극영화 ‘주리’를 연출한 바 있으며, ‘미스터김, 영화관에 가다’를 통해 장편 다큐멘터리 감독으로도 자신의 영화 인생을 확장했다.김 전 이사장은 이번 수상에 대해 자신이 출범시킨 부산국제영화제로부터 받는 상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김동호 수상자는 “무엇보다도 큰 상을 받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제가 창설하고 15년간 일했던 영화제로부터 수상하게 되어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이어 “지금도 매년 열 번 가까이 해외 영화제를 다니며 한국영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수 있는 한 이 역할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한국영화공로상은 한국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수상자로 김 전 이사장을 선정한 것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역사와 한국영화의 세계화 과정에서 그가 남긴 발자취를 다시 한번 조명한다는 의미를 갖는다.2026 한국영화공로상 시상은 오는 10월 6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진행된다.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 동안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부산시 일대에서 펼쳐진다.부산국제영화제의 첫걸음을 함께했던 ‘영화 청년’ 김동호가 30년의 세월을 지나 자신이 일군 영화제의 개막식 무대에서 한국영화공로상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