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경북지역의 폭염과 열대야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상북도가 산불과 폭염, 농업 피해 등 지역별로 복합화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경북형 기후안전망’ 구축에 나선다.경북도는 14일 도청 회의실에서 ‘제4차 경상북도 기후위기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 수립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기후위험 진단 결과와 향후 세부 이행과제 발굴 방향을 논의했다.보고회에는 경북도 기후환경정책과장을 비롯해 연구용역 수행기관인 국립금오공과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환경연구원 임영신 박사와 기후변화·산업에너지·농수산·산림생태계 분야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참석자들은 기존 제3차 기후위기 적응대책의 이행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고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기후위험과 취약성을 분석해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지방 기후위기 적응대책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수립하는 법정계획이다.이번 제4차 계획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경북지역 기후위기 적응정책의 기본 틀이 된다.경북도는 제4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2026∼2030년)과 연계하면서도 산림 비중과 농업 구조, 산업단지 분포, 고령화 등 경북만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실효성 있는 실행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중간보고 자료에서는 경북의 기후변화가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됐다.경북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폭염일수는 22.6일로 과거 10년 평균 12.2일보다 10.4일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2025년에는 폭염일수가 39.3일에 달했다.밤에도 더위가 이어지는 열대야 역시 증가세가 뚜렷했다.최근 10년간 연평균 열대야 일수는 8.7일로 과거 10년 평균 3.6일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경북도는 폭염과 열대야 증가가 단순한 기온 상승에 그치지 않고 고령층과 야외 근로자, 농업 종사자 등 기후 취약계층의 건강과 생활은 물론 농축산업, 산업현장 등 지역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분야별 대응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경북의 넓은 면적과 다양한 지리·산업 구조를 고려한 권역별 분석도 진행한다.반복적인 대형 산불 피해 위험에 노출된 동·북부 산림지역을 비롯해 산업단지가 밀집하고 폭염 노출도가 높은 포항·구미·경주 등 산업지역, 고령인구와 농업 종사자 비중이 높은 의성·청송·영양 등 농촌지역을 주요 조사권역으로 설정했다.같은 폭염이나 가뭄, 산불 위험이라도 지역의 인구 구조와 산업 형태, 토지 이용,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라 피해 정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기후위험과 취약계층이 중첩되는 양상을 세밀하게 파악한다는 취지다.이를 통해 경북 전역에 동일한 대책을 적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별 위험 특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맞춤형 적응사업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제3차 경북 기후위기 적응대책의 이행 성과도 점검됐다.이행점검 종합점수는 2023년 76.5점에서 2024년 91.8점으로 상승한 데 이어 2025년에는 93.7점을 기록했다.전반적인 계획 이행 수준은 개선됐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특히 물관리 분야 등의 집행력을 높이고 폭염과 감염병 등 기후변화 영향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제시됐다.경북도는 기후위기의 피해가 사회적·경제적 여건에 따라 특정 계층에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제4차 계획에서 취약계층 보호와 지역별 대응 역량 강화 방안을 보다 구체화할 방침이다.향후 계획 수립 과정에서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도민들의 현장 목소리를 함께 반영한다.경북도는 도민 설문조사를 비롯해 취약계층 실태조사와 집단심층면접(FGI)을 실시하고 기후위기 취약성 평가도구(VESTAP)를 활용한 과학적 분석과 분야별 전문가 자문을 종합할 계획이다.이를 바탕으로 경북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 리스크 목록’을 확정하고 각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부문별 세부 이행과제를 발굴한다.특히 기후위험 분석 결과가 단순한 연구자료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사업과 예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의 실행 가능성과 현장 체감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손현규 경북도 기후환경정책과장은 “경북은 동해안과 내륙 산지, 농산어촌, 산업단지, 고령화 지역이 공존해 기후위험의 양상도 매우 다양하다”며 “과학적 데이터와 현장의 목소리를 함께 반영해 도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경북형 기후안전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이어 “지역 리스크 분석이 실질적인 사업과 예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획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경북도는 이번 중간보고회에서 나온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지역별 기후리스크와 부문별 세부 이행과제를 구체화한 뒤 관계기관 협의와 기후부 의견수렴 등을 거쳐 오는 11월까지 제4차 경상북도 기후위기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