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미래를 좌우할 대구경북신공항과 행정통합이 다시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다.
추경호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신공항과 행정통합 등 지역 핵심 현안에 공동 대응하기로 하고, 행정통합 특별법의 정기국회 처리를 추진하기로 뜻을 모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행정통합 공동 태스크포스(TF) 단장을 행정부시장과 행정부지사로 격상하는 등 추진체계도 강화했다.관건은 속도와 실행력이다. 신공항과 행정통합은 더 이상 각각 떼어놓고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신공항이 대구·경북의 하늘길을 열고 산업과 물류의 지도를 바꾸는 물적 기반이라면, 행정통합은 이를 하나의 경제·생활권으로 묶어낼 제도적 토대다.
어느 하나가 흔들리면 다른 하나도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추 시장이 행정통합을 신공항 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방안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행정통합으로 대구와 경북이 단일 지방자치단체가 되면 신공항 공동사업 시행 방식을 둘러싼 시·도 간 이견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공항과 행정통합을 연계해 해법을 찾겠다는 방향은 현실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무엇보다 신공항은 단순한 공항 이전사업이 아니다. 대구·경북의 산업구조와 교통·물류체계를 다시 짜는 백년대계다.
공항을 중심으로 첨단산업과 항공물류, 관광, 배후도시를 육성하고 대구와 구미·의성·안동·포항·경산 등 주요 산업·경제권을 광역교통망으로 연결해야 한다.
그래야 신공항이 지역민의 기대대로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는 남부권 핵심 관문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다.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신공항 사업의 최대 난제는 막대한 사업비와 재원 조달이다.
군 공항 이전은 기본적으로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돼 왔으며, 이 과정에서 10조원을 훌쩍 넘는 사업비를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해야 하는 재정적 불확실성이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이 문제를 대구시와 경북도에만 맡겨둬서는 안 된다. TK신공항은 지방공항 하나를 새로 짓는 차원의 사업이 아니다.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집중 완화, 남부권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국가적 과제와 직결돼 있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재정·제도적 지원책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행정통합 특별법의 중요성도 여기에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통합 특별법에는 신공항 종전부지와 주변지역의 도시혁신구역 지정, 글로벌 미래특구, 드론특별자유화구역, 항공·방산클러스터 연계 신산업 지원 등 공항경제권 구축을 뒷받침할 특례가 담겨 있다.
행정통합이 신공항의 성공적인 건설과 배후경제권 조성에 실질적인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의미다.행정통합의 목표도 분명해야 한다. 단순히 대구시청과 경북도청의 간판을 하나로 바꾸는 통합이어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가 가진 재정과 산업, 도시계획 등의 권한을 과감하게 이양받아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광역경제권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통합 이후 주민 삶이 어떻게 달라지고 기업과 청년에게 어떤 새로운 기회가 생기는지를 구체적인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경북 북부권을 비롯한 지역의 소외 우려에도 답해야 한다. 행정통합이 대구 중심의 흡수통합으로 비치거나 특정 지역에 개발 효과가 집중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통합의 동력은 다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권역별 발전전략과 재정 배분, 행정기관 배치, 교통망 확충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통합의 속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시·도민의 신뢰와 공감이다.지역 정치권의 역할은 더욱 막중하다.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정당과 지역구의 이해관계를 넘어 특별법 처리와 신공항 재원 확보에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시·도지사가 앞장서더라도 국회의 입법과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거대한 계획은 청사진에 머물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말로 TK 정치권의 협상력과 정치력을 보여줄 때다.대구·경북은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청년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지방소멸의 그림자는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기업과 인재를 끌어들일 획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지역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신공항과 행정통합에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는 이유다.TK신공항은 행정통합의 성장엔진이 되고, 행정통합은 신공항 성공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이 돼야 한다.
추 시장과 이 지사가 다시 손을 맞잡은 만큼 이제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결과다.
특별법 처리와 신공항 재원 마련, 광역교통망과 공항경제권 구축까지 구체적인 시간표를 내놓아야 한다.대구·경북의 미래를 바꿀 기회는 언제까지나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도와 지역 정치권은 신공항과 행정통합을 반드시 성사시킨다는 각오로 중앙정부와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
TK의 백년대계를 더 이상 정치적 구호와 논쟁 속에 가둬둬서는 안 된다. 지금은 결단하고 실행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