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시간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영덕 영해의 오래된 거리와 주민들의 삶이 청년 예술가들의 시선을 만나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영덕군은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영해면 성내리 일원에서 2026 청년문화예술발전소 3기 작품발표회 ‘영 아트 페스타, 공간에 나타난 다시 영해’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이번 작품발표회는 청년 예술가들이 영해의 오래된 건물과 골목, 주민들의 기억과 일상을 직접 탐구하고 이를 전시와 공연, 영상, 공공예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자리다.특히 새로운 전시공간을 별도로 조성하는 대신 영해 근대역사문화거리에 남아 있는 기존 공간을 작품의 무대로 활용해 지역이 간직한 시간과 장소의 의미를 예술적으로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작품은 영해 근대역사문화거리 내 (구)원대설비와 소금상점, 구룡건설을 비롯해 영해 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관람객들은 골목을 따라 걸으며 각각의 공간이 지닌 이야기와 청년 예술가들의 시선이 결합된 작품을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다.이번 프로젝트에는 모두 4개 팀이 참여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영해의 공간과 사람, 기억을 풀어낸다.구룡건설팀은 주민 참여형 기록 공간인 ‘밤의 흔적’을 선보인다. 주민들의 참여와 기록을 바탕으로 영해의 일상과 공간에 축적된 흔적을 예술적으로 보여주며, 지역 주민의 삶 자체를 작품의 중요한 소재로 끌어들인다.국화빵팀은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영해 곳곳의 소리를 채집해 만든 전시·공연 ‘영해의 여름’을 펼친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골목과 거리의 소리, 지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청소년들의 감각과 청년 예술가의 시선으로 담아내 영해의 여름을 색다르게 경험하도록 한다.최신함팀은 아트문패와 영상을 활용한 거리 공공예술 프로젝트 ‘근데, 역시, 거의’를 선보인다.
작품을 특정 전시장 안에 가두지 않고 실제 주민들이 오가는 거리로 확장해 영해 근대거리 자체를 하나의 열린 전시장으로 만들어간다.미랑과수민팀은 체험형 전시 ‘영해생활기록소 낮과 밤’을 마련한다. 영해에서 이어지는 주민들의 일상과 공간의 모습을 낮과 밤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기록하고,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며 지역의 생활문화와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네 팀의 작품은 표현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영해라는 공간과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술의 언어로 다시 발견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특히 주민과 청소년이 작품 제작과 기록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외부 예술가가 지역을 일방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의 기억과 일상이 작품의 한 축을 이루도록 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영덕군은 이번 행사를 일회성 작품발표회에 그치지 않고 영해 근대역사문화거리의 지속 가능한 문화콘텐츠로 연결할 계획이다.일부 작품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영해 거리에 상설 전시로 남는다.
주민들에게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생활 속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관광객들에게는 근대거리 곳곳을 걸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도보형 관람 콘텐츠로 제공한다.이에 따라 기존 근대역사문화거리의 건축·역사적 자원에 청년 예술가들의 창작 콘텐츠가 더해지면서 영해만의 새로운 문화관광 매력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무엇보다 오래된 공간을 철거하거나 새롭게 바꾸기보다 그 안에 남아 있는 주민들의 기억과 장소성을 문화예술로 되살린다는 점에서 지역재생 측면의 의미도 더하고 있다.조주홍 영덕군수는 “청년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이 지역에 활력과 유대를 더하는 새로운 에너지가 되고 있다”며 “작품발표회의 성과가 상설 문화콘텐츠로 이어져 주민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즐길 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영덕군은 청년 예술가들의 창작활동과 지역의 역사·생활문화 자원을 지속적으로 연결해 영해 근대역사문화거리가 주민과 예술가,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살아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련 콘텐츠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