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는 우리 사회의 가장 낮고 그늘진 곳을 지키는 복지 안전망의 최전선이다.    아동·노인·장애인·저소득층은 물론 홀몸노인과 위기가구, 고립·은둔가구까지 이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복지 영역을 찾기 어렵다.    복지정책이 국민의 삶에 실제로 닿도록 만드는 마지막 연결고리도 사회복지사다.    사회복지사의 날을 맞아 이들의 노고를 되새기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열악한 처우와 근무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복지 수요는 하루가 다르게 늘고 복잡해지고 있다. 저출생·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가족 돌봄 기능 약화에다 고독사와 사회적 고립 같은 새로운 사회문제가 겹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은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농어촌 지역이 적지 않아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넓은 지역에 흩어진 복지 대상자를 직접 찾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고 교통이 불편한 오지에서는 한 사람의 사회복지사가 사실상 주민과 복지제도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가 되기도 한다.현실은 이들의 역할과 책임에 걸맞지 않다. 과중한 업무와 감정노동, 민원인의 폭언·폭행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 적지 않고 기관과 시설에 따른 임금 및 처우 격차도 여전하다.    한정된 인력으로 수많은 사례를 담당하면서 상담과 현장 방문은 물론 각종 행정업무까지 처리해야 한다.    정작 사람을 돌보는 사람이 소진되고 현장을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복지의 지속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다.사회복지사를 `봉사와 희생의 직업`으로 보는 낡은 인식도 이제 버려야 한다.    사회복지는 선의만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문지식과 상담 능력, 행정 역량은 물론 위기 상황에 대한 판단과 높은 윤리의식까지 요구되는 전문 영역이다.    그럼에도 헌신과 사명감을 앞세워 낮은 처우를 당연시한다면 결국 숙련된 인력의 이탈을 부추길 뿐이다.    사회복지사의 처우 개선은 특정 직종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복지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투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선 시설과 기관에 따라 제각각인 보수체계를 점검하고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무에 합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    적정 인력 배치와 휴식권 보장, 장기근속을 위한 지원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사들이 업무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 소진을 막기 위한 심리상담과 회복 프로그램 역시 형식적으로 운영돼선 안 된다.무엇보다 현장 안전대책은 서둘러야 한다. 사회복지사는 위기가정 방문이나 사례관리 과정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    폭언과 위협, 폭력 위험을 개인의 대응 능력에 맡겨서는 곤란하다.   위험도가 높은 현장에는 2인 이상이 함께 방문할 수 있도록 하고 비상연락체계와 보호장비, 경찰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갖추는 등 실효성 있는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대구시와 경북도, 일선 시·군·구도 사회복지 종사자 처우 개선을 복지정책의 주요 과제로 다뤄야 한다.    특히 농산어촌은 복지 대상자가 넓은 지역에 분산돼 있어 이동 부담이 크고 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도시와 농촌의 환경이 다른 만큼 지역별 복지 수요와 업무 특성을 반영한 인력 배치와 지원책이 필요하다.    복지시설과 공공부문 사회복지 인력 사이의 처우 격차를 줄이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복지정책의 성패는 예산 규모나 사업 숫자로만 평가할 수 없다.    결국 현장에서 주민을 만나고 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사람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숙련된 사회복지사가 현장을 떠나면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역 네트워크도 함께 사라진다.    그 손실은 고스란히 복지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주민에게 돌아간다.사회복지사의 날 하루만 "고맙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감사는 처우로, 존중은 제도로 나타나야 한다.    사회복지사가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책무다.    사회복지사가 버텨야 복지가 버티는 사회가 아니라, 사회복지사가 존중받기에 복지가 더욱 튼튼해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사회복지사의 날을 제대로 기념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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