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공식 마켓인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이 국가 단위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주빈국(Country of Honor)’ 프로그램을 새롭게 출범시키고 첫 파트너로 태국을 선정했다.단순한 국가 홍보를 넘어 태국의 콘텐츠와 기업, 창작자를 ACFM이 구축해 온 세일즈·투자·공동제작·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집중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ACFM은 이를 통해 아시아 콘텐츠 산업의 공동제작 및 IP 비즈니스 허브로서 역할을 한층 강화한다는 구상이다.ACFM은 그동안 세일즈마켓을 비롯해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 부산스토리마켓(BSM), 아시아영화펀드(ACF) 등을 운영하며 아시아 영화·콘텐츠 산업의 주요 비즈니스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완성 콘텐츠의 국내외 세일즈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발굴과 개발, 투자, 제작, 후반작업, 국제 공동제작과 IP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콘텐츠 산업 전 과정의 다양한 주체들을 연결해 왔다.이번에 신설한 주빈국 프로그램은 이 같은 ACFM의 시장 기능을 특정 국가의 콘텐츠 생태계와 집중적으로 연결하는 최고 단계의 국가 파트너십이다.주빈국으로 선정된 국가의 콘텐츠와 기업, 창작자, 산업 관계자를 ACFM 현장에서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별도의 홍보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글로벌 투자와 국제 공동제작, IP 거래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는 국가 단위 산업 협력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첫 주빈국으로 태국을 선정한 데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태국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이 반영됐다.태국은 정부 차원에서 창조문화산업 지원을 강화하고 창작 인력 양성과 산업 생태계 및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자국 문화에 기반한 콘텐츠의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소프트파워’ 산업을 키우고 있다.특히 지난해에는 540건 이상의 해외 프로덕션을 유치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해외 제작물에는 최대 30%의 현금 환급 혜택을 제공하는 등 글로벌 제작사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현지 콘텐츠 투자와 함께 태국 콘텐츠의 글로벌 흥행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현지 콘텐츠 투자가 확대되고 태국 작품들이 글로벌 톱10에 진입하면서 태국은 국제 제작 인프라와 자체 콘텐츠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아시아 주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부산과 태국 영화계의 인연도 깊다.ACFM과 태국은 오랜 기간 프로젝트 발굴과 제작 지원,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및 수상, 민간 후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펜엑 라타나루앙 감독의 ‘플로이’는 2006년 APM의 전신인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 선정된 데 이어 이듬해인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아딧야 아사랏 감독의 ‘원더풀 타운’은 2007년 아시아영화펀드 후반작업 지원을 받아 완성됐으며 같은 해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상을 수상했다.APM을 통해 부산에서 처음 소개된 태국 프로젝트들이 실제 작품 완성과 세계 영화제 진출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콩데이 자투라나사미 감독의 ‘우리가 있는 곳’은 APM 2018에서 CJ엔터테인먼트어워드를 받은 뒤 2019년 완성됐다.짜끄라완 닌탐롱 감독의 ‘시간의 세례’는 APM 2018 선정 이후 2021년 태국·프랑스·싱가포르·네덜란드 국제 공동제작으로 완성돼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 초청되는 성과를 거뒀다.최근에도 태국과 부산의 연결고리는 이어지고 있다. 타파니 루스완 감독의 ‘소는 어디에’가 APM 2025에 선정되는 등 태국의 신작 프로젝트들이 지속적으로 부산을 통해 국제시장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ACFM은 첫 주빈국 프로그램을 계기로 이 같은 개별 작품과 프로그램 중심의 협력을 국가 단위의 산업 파트너십으로 확장할 방침이다.태국 콘텐츠와 기업·창작자들을 ACFM의 세일즈와 프로젝트, IP, 투자 네트워크에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한국과 태국 산업 관계자들이 실질적인 투자와 공동제작을 논의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접점을 확대한다.추키아트 사크위라쿨 태국 영화감독협회(TFDA) 회장은 “태국이 ACFM 2026의 첫 주빈국으로 선정된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기회가 태국 영화와 콘텐츠가 더 많은 해외 관객과 만나는 새로운 길을 열고, 태국과 한국, 그리고 전 세계 영화·콘텐츠 산업 파트너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김영덕 ACFM 위원장은 “태국은 국가 차원에서 콘텐츠를 소프트파워의 핵심 축으로 키워온 나라이고 그 전략이 글로벌 시장과 만나는 접점이 바로 ACFM”이라며 “프로그램별 파트너십을 넘어 국가 단위 전면 파트너십으로 전환하는 첫 주빈국 프로그램을 통해 태국의 소프트파워 전략을 세일즈·투자·공동제작이라는 구체적인 비즈니스로 연결하고,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확산시키는 통로가 되겠다”고 말했다.한편 ACFM은 올해 주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ACFM 2026’ 참가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등록을 마친 마켓배지 소지자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일인 오는 10월 6일부터 운영되는 ACFM 2026 온라인을 통해 세일즈사별 라인업과 온라인 부스를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마켓스크리닝과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선정작 일부도 관람할 수 있다.ACFM은 매년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산업 마켓으로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지난해 제20회 행사에는 55개국 1222개 기업에서 3024명의 산업 관계자가 등록했으며, 행사장을 찾은 인원은 총 3만6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행사 기간 세일즈마켓에서 이뤄진 비즈니스 미팅만 8438건에 달했고 거래 규모는 약 7116만 달러를 기록했다.올해 ‘2026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은 오는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첫 주빈국 태국과의 국가 단위 파트너십이 실제 투자와 공동제작, IP 거래로 얼마나 이어질지 콘텐츠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