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대구시가 여러 부서와 기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장기간 해결되지 못했던 각종 규제와 기업 애로를 신속하게 풀기 위한 ‘규제조정단’을 본격 가동한다.
행정부시장을 중심으로 실·국장이 직접 참여하고 민간 전문가까지 지원에 나서면서 부서 간 ‘칸막이 행정’을 넘어 시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혁신을 이끌어낸다는 구상이다.대구시는 26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규제조정단 킥오프 회의’를 열고 현장 중심의 규제혁신을 위한 상시 대응체계를 본격 가동했다고 밝혔다.새롭게 출범한 규제조정단은 단일 부서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다부서 이해관계 안건이나 기관 간 이견으로 장기간 풀리지 않고 있는 복합규제, 기업 애로사항 등을 신속하게 협의·조정하기 위해 마련됐다.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실·국장 등 모두 13명의 조정위원이 참여한다.
여기에 법률과 각 분야의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 20여 명으로 구성된 ‘규제자문그룹’도 운영한다.규제조정단이 행정 내부의 이해관계와 입장을 조정한다면 규제자문그룹은 법률적·전문적 검토를 통해 규제 개선의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구조다.대구시는 이를 통해 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규제 개선 기능을 보다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통해 장기간 표류하는 규제 현안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이날 첫 회의부터 실제 현안이 조정 테이블에 올랐다.대구시는 규제조정단의 향후 운영 방향을 공유한 뒤 그동안 부서 간 협의에 어려움을 겪었던 공공 건설·건축 분야 현안 2건을 놓고 조정·협의를 진행했다.첫 번째 안건은 ‘야간공사 아스콘 납품 추가비용 산정기준 마련’이다.대구시는 야간공사 등에 따라 기업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조달청에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그 결과 올해 3월 관련 규정 개정을 이끌어내 야간공사 등에 따른 추가비용 지급이 의무화됐다.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추가비용을 어느 수준에서 지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했다.이에 규제조정단은 이번 회의를 통해 적정한 보상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준이 마련되면 야간공사를 수행하는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했던 비용에 대해 합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어 기업 부담 완화와 공정한 계약 환경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두 번째 안건은 ‘공공건축 설계의도 구현 업무의 저가 수의계약 개선’이다.공공건축물 설계 공모 이후 실제 건축 과정에서 당초 설계자의 의도를 충실하게 구현하기 위해 설계자가 관련 업무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대가가 충분하지 않다는 현장의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대구시는 실제 업무량과 난이도 등을 고려한 합리적인 산정기준을 마련해 설계자의 업무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도록 할 계획이다.이를 통해 저가 수의계약 관행을 개선하는 동시에 설계자의 전문성을 공공건축 과정에 충분히 반영해 당초 설계의도가 충실하게 구현된 공공건축물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이날 회의에서는 기존 규제로 투자가 막혔던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 중인 규제 개선 사례도 보고됐다.대구 제3산업단지에 입주한 한 기업은 공장 증설을 추진했지만 산업단지 관리기본계획상 입주제한 업종에 해당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대구시는 기업의 투자 의지가 불합리하거나 현실과 맞지 않는 규제로 꺾이지 않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해 왔다.지난 7월 23일 열린 ‘제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는 노후 산업단지 입주업종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관련 연구용역 등을 거쳐 오는 2027년 1월 관리기본계획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다.관리기본계획이 변경되면 해당 기업의 공장 증설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오래된 산업단지의 입주업종 규제를 변화한 산업구조와 기업 수요에 맞게 손질함으로써 기업 투자와 산업단지 활성화를 동시에 꾀하겠다는 것이다.대구시는 규제조정단을 일회성 회의기구가 아닌 ‘상시 규제 해결 창구’로 운영할 방침이다.규제 현안이 발생하면 수시로 회의를 열어 부서 간 입장을 신속하게 조정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한다.
특히 대구시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거나 중앙부처가 개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과제, 장기간 해결되지 않은 규제는 민간 규제자문그룹과 연계해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필요할 경우 중앙부처를 상대로 법령 개정도 적극적으로 건의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규제까지 개선을 추진한다.공무원들이 소극행정에서 벗어나 규제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도 강화한다.
대구시는 적극행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무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극행정 면책제도와 관련한 조례 개정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대구시는 이번 규제조정단 출범을 계기로 기업의 투자와 경영활동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규제를 신속하게 걷어내는 동시에 시민 생활 속 불편을 유발하는 규제도 적극적으로 발굴·개선한다는 방침이다.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규제조정단은 부서 간 칸막이를 넘어 신속하게 해결책을 마련하는 원스톱 창구가 될 것”이라며 “시민생활과 기업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혁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