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군위군 소보면 일원에 500만㎡ 규모의 ‘군위 제1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사전 절차에 들어갔다.    총사업비만 1조5천억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대구시는 이곳에 첨단모빌리티와 인공지능(AI)·로봇, 항공기계·부품, 미래형 에너지산업 등을 집적해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대구 산업의 외연을 넓히고 군위를 대구경북신공항 경제권의 중심으로 키운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군위 첨단산단 조성은 대구 산업구조 전환을 위해서도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대구는 자동차부품과 기계·섬유 등 전통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산업구조 변화와 수도권 집중, 지역 청년 유출이라는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기존 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AI·로봇·모빌리티·항공산업 등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지역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어렵다.    군위 첨단산단은 이런 대구의 산업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입지 여건도 나쁘지 않다. 대상지는 중앙고속도로 서군위IC와 가깝고 대구경북신공항 예정지와도 연계할 수 있다.    대구∼경북 광역철도가 건설되면 대구 도심과 군위 간 이동시간이 크게 줄어 기업과 근로자의 접근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인근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제조 기반과 연계하면 대구·구미·군위·의성을 아우르는 광역 산업벨트 구축도 기대할 수 있다.    신공항과 철도, 고속도로, 산업단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면 군위는 대구의 변방이 아니라 미래산업의 전진기지로 도약할 수 있다.그러나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한다고 해서 기업과 일자리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첨단산업 유치를 내세우며 산업단지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기업을 확보하지 못해 장기간 미분양 상태에 놓인 곳도 적지 않다.    ‘첨단산업’이라는 간판만 내걸고 구체적인 수요와 유치 전략 없이 사업을 밀어붙이면 막대한 재정 부담과 유휴 부지만 남길 수 있다.대구시는 사업 초기부터 앵커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첨단모빌리티와 AI·로봇, 항공부품 분야의 국내외 선도기업을 확보하고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연구기관과 대학, 협력업체가 함께 들어오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단순한 공장용지 공급을 넘어 연구개발과 실증, 생산, 인재 양성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혁신 클러스터로 만들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대구 산업단지나 구미산단과의 기능 중복을 피하고 군위만의 차별화된 산업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재원 조달과 사업성 검증 또한 철저해야 한다. 대구시는 내부 재무성 분석에서 사업 타당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업 추진의 첫 관문일 뿐이다.    앞으로 지방공기업평가원의 타당성 검토와 산업단지 지정·승인, 환경영향평가, 토지 보상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업비 증가와 분양 지연에 따른 위험까지 고려한 보수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경제적 효과와 고용 창출 전망을 부풀려 사업을 정당화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전력과 공업용수, 폐수처리시설 등 기반시설 확보도 관건이다. AI와 로봇, 첨단 제조업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고속 통신망을 필요로 한다.    기업 유치 이후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산업단지 계획 단계부터 구체적인 공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구경북신공항과 광역철도 건설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까지 반영해 단계별 교통대책도 세워야 한다.근로자들이 정착할 수 있는 생활 여건도 빼놓을 수 없다. 산업단지만 조성하고 주거와 교육, 의료, 문화시설을 뒤늦게 채우는 개발 방식으로는 청년과 전문인력을 붙잡기 어렵다.   군위의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려면 일자리와 주거, 교육, 돌봄을 아우르는 정주도시 계획이 병행돼야 한다.    산업단지 근로자들이 대구 도심에서 출퇴근만 하는 구조가 아니라 군위에 거주하고 소비하며 지역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지역 주민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500만㎡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은 토지 보상과 농업 기반 훼손, 환경오염, 교통량 증가, 부동산 투기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대구시는 개발 대상과 보상 원칙, 환경보전 방안, 주민 지원책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개발이익이 외부 기업과 일부 토지 소유자에게만 돌아가지 않고 지역 주민의 고용과 소득 증대로 이어지도록 상생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군위 첨단산단은 군위의 대구 편입 효과를 실질적으로 보여줄 시험대다.    성공한다면 대구의 산업 영토를 넓히고 신공항 경제권을 떠받치는 핵심 성장축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기업 수요와 기반시설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외형 확대에만 치중한다면 시민에게 막대한 부담을 남길 수 있다.    대구시는 속도 경쟁에 매몰되지 말고 기업 유치와 교통망, 정주 환경을 아우르는 완성도 높은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군위 첨단산단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대구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산업도시로 자리 잡도록 빈틈없이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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