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방송=손중모기자] 대구 신천동로가 세계 55개국 마스터즈 러너 1537명이 펼치는 뜨거운 질주의 무대로 변했다.‘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하프마라톤이 30일 오전 7시 신천동로 일원에서 펼쳐졌다.이날 레이스에는 남자 1300명과 여자 237명 등 모두 1537명이 출전해 21.0975㎞ 코스를 달렸다.    세계 각국에서 대구를 찾은 선수들은 나이와 국적을 넘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대회 막바지 열기를 한층 끌어올렸다.평소 대구 시민들에게 익숙한 신천동로는 이날만큼은 세계 마스터즈 육상의 특별한 무대가 됐다.    선수들은 저마다 자신의 연령그룹 기록과 순위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고, 완주라는 또 하나의 목표를 향해 레이스를 이어갔다.남자부에서는 케냐의 피터 카리우키 완지루(Peter Kariuki WANJIRU·M40)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기록은 1시간 6분 43초. 전체 참가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으로 세계적인 장거리 강국 케냐의 저력을 보여줬다.한국 선수 가운데서는 박지웅(M35)이 1시간 15분 46초를 기록해 남자 전체 19위에 올랐다. 국내 남자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다.이번 하프마라톤에서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71세 신행철(M70)이었다.신행철은 1시간 27분 22초의 기록으로 M70 정상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순한 하프마라톤 우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금빛 질주였다.앞서 이번 대회 10㎞와 800m, 5000m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차지했던 신행철은 하프마라톤까지 제패하면서 대회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장거리와 중거리, 도로경기를 넘나들며 정상에 오른 신행철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9월 1일 1500m 결승에 이어 2일 크로스컨트리에도 출전해 또 한 번의 메달 사냥에 나선다.세계적인 마스터즈 육상 스타들의 질주도 신천동로를 뜨겁게 달궜다.호주의 존 미거(John MEAGHER·M60)는 1시간 21분 55초를 기록해 M60 부문 정상에 올랐다.    지난 23일 열린 10㎞ 경기에서도 M60 금메달을 차지한 그는 세계 마스터즈 육상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WMA 챔피언의 전당 제2회 헌액자이기도 하다.몽골 장거리 육상을 대표하는 세르오드 바트오치르(Ser-Od BAT-OCHIR·M40)도 대구를 달렸다.바트오치르는 1시간 15분 02초로 남자 전체 14위를 기록했다. 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부터 2024년 파리올림픽까지 무려 6회 연속 올림픽 마라톤 무대를 밟은 몽골의 대표적인 장거리 선수다.    올림픽 무대를 누볐던 베테랑의 질주가 세계마스터즈육상 무대에서도 이어진 셈이다.여자부에서는 일본의 노리코 우치다(Noriko UCHIDA·W50)가 1시간 22분 33초로 여자 전체 참가자 가운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한국의 변은주(W35)는 1시간 31분 00초로 W35 부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내 여자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기록도 함께 작성했다.기록과 메달을 넘어 마스터즈 육상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준 완주도 있었다.1935년생 호주의 알윈 반스비(Alwyn BARNESBY·M90)는 90세의 나이에도 하프마라톤에 출전해 21.0975㎞ 전 구간을 끝까지 달렸다.35세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들이 같은 코스 위에서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모습은 경쟁을 넘어 평생 스포츠와 도전이라는 세계마스터즈육상의 가치를 고스란히 보여줬다.이번 하프마라톤은 지난 23일 진행된 10㎞ 달리기에 이어 대회의 주요 도로경기로 치러졌다.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면서 국제육상도시 대구만의 색다른 풍경도 연출했다.경기 개최까지는 한때 긴장감도 감돌았다. 이날 새벽 대구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조직위원회는 대구지방기상청과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현장 여건을 점검했다.다행히 경기 시작 전 비가 잦아들면서 하프마라톤은 예정대로 출발할 수 있었다.폭우로 코스 18㎞ 지점인 대구시 자전거안전교육장 부근에 나무가 쓰러지는 돌발상황도 발생했지만 소방당국이 긴급 출동해 선수들이 해당 구간에 도착하기 전에 조치를 마무리하면서 경기 진행에는 지장이 없었다.장거리 도로경기 특성을 고려한 안전대책도 가동됐다. 조직위는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급수·스펀지대를 규정보다 촘촘한 1.5㎞ 간격으로 배치하고 미스트존과 중도기권자 대기버스 등을 운영하며 선수들의 안전한 레이스를 지원했다.진기훈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선수들이 안전하게 경기를 마칠 수 있도록 현장 운영에 최선을 다했다”며 “35세부터 90대까지 나이를 넘어 도전을 이어가는 선수들의 열정이 마스터즈 육상의 가치를 더욱 빛냈다”고 말했다.한편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는 8월 22일부터 9월 3일까지 대구스타디움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세계 106개국에서 대구를 찾은 마스터즈 육상 선수들이 각 연령그룹별 종목에서 기록과 메달,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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